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뤽 베송 14

콜롬비아나 (블루레이)

영락없는 검은 니키타이다.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콜롬비아나'(Colombiana, 2011년)는 킬러가 되는 길을 스스로 선택했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http://wolfpack.tistory.com/entry/니키타-블루레이)와 상당히 닮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작품을 기획해 각본을 쓰고 제작한 인물이 바로 뤽 베송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는 '레옹'(http://wolfpack.tistory.com/entry/레옹-10주년-AE) 이후 소녀 마틸다를 주인공으로 한 여전사 이야기를 꿈꾸다가 '테이큰'의 각본을 쓴 로버트 마크 케이먼과 손을 잡으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 내용은 콜롬비아 마약 조직의 일원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눈 앞에서 조직..

테이큰 2 (블루레이)

뤽 베송이 각본을 쓰고 제작한 '테이큰' 시리즈의 기본 테마는 복수극이다. 인신매매단에게 딸을 납치당한 아버지가 딸을 되찾고 악당들을 혼내주는 이야기가 전편이라면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이 연출한 '테이큰2'(Taken 2, 2012년)는 주인공의 손에 죽은 악당들의 아버지가 복수하는 내용이다. 악당들은 다시 주인공과 그의 가족을 납치하려 하고, 주인공은 죽을 고생을 하며 이들을 혼내준다. 워낙 전작에서 우직한 전사 역할을 맡은 리암 니슨의 활약이 통쾌했기에 속편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컸다. 하지만 전편에 비하면 액션이 실망스럽다. 극중 주인공의 놀라운 능력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 느낌이다. 전편에서 보여준 리암 니슨의 가공한 파괴력은 딸을 납치당한 아버지의 분노와 함께 폭발해 영화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 ..

제 5 원소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SF영화 '제 5 원소'(The Fifth Element, 1997년)는 눈이 즐거운 영화다.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를 비롯해 프랑스 만화가 장 클로드 메지에르, 장 메비우스 기로가 작품 제작에 참여해 화려한 영상을 선보인다. 그만큼 화사한 색상과 다양한 볼거리로 눈을 어지럽게 만드는 작품이다. 반면 내용은 영상만 못하다. 전형적인 종말론에 구원론을 결합시킨 일대 활극에 가깝다.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시시각각 다가오는 정체 불명의 행성을 외계인의 도움을 받아 물리치는 이야기다. 언뜻 보면 '스타워즈'와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담이 섞인 듯한 분위기다. 그만큼 영화는 액션과 볼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무래도 이야기의 구조가 촘촘하지 못하고 엉성하기 ..

아틀란티스 (블루레이)

대사도 없고 자막도 없다. 심지어 배우조차 없다. 온통 푸른색 일색인 배경 위로 음악이 흐르거나 조용한 정적만 감돌 뿐이다. 바다에 미친 사나이 뤽 베송 감독의 해양 다큐멘터리 '아틀란티스'(Atlantis, 1991년)는 그런 작품이다. 뤽 베송 감독은 다이버이자 촬영 기사인 크리스티앙 페드론과 함께 바하마제도부터 갈라파고스섬, 밴쿠버 앞바다와 태평양 한복판과 극지방까지 2년여 동안 전세계 바다 속을 훑으며 이 작품을 만들었다. 보통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해설과 더불어 내용을 설명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런게 없다. 그저 바다속 해양 생물들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그 위로 에릭 세라의 음악만이 흐를 뿐이다. 그런데 그 음악이 어찌나 영상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지, 때로는 음악에 맞춰 물고기떼가 군무를..

니키타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La Femme Nikita, 1990년)는 개봉 당시 참으로 독특한 영화였다. 남자 주인공들이 판을 치는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킬러로 등장했고, 신분 또한 살인죄를 저지르고 이를 용서해 주는 댓가로 부채처럼 정부 기관의 암살자로 고용된 일종의 안티 히로인이었다. 당연히 영화의 분위기는 장중하고 무겁고 음울하다. 007처럼 경쾌하고 쿨한 사나이의 할리우드 액션극과 달리 불란서 특유의 느와르성 어둠이 깔린 액션극은 그만큼 비장미가 감돌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다른 액션물들과 달랐던 점은 액션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점이다. 니키타가 자신의 존재를 잊고 암살 병기로 육성돼 장기판의 말처럼 조종되면서 느끼게 되는 인간성 상실의 비애가 안느 파릴로드의 우수어린 표정과 반항적인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