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이클 케인 9

다크나이트 라이즈

배트맨이 나오는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꽤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컸다. 다크나이트는 밤을 좋아하고 박쥐 복장으로 숨어 다니는 배트맨 특유의 음울한 서정을 잘 담아낸 시리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 2012년)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암울한 분위기는 참담할 정도로 깊어져 도시 하나가 파멸의 위험에 잠긴다. 악이 강할수록 영웅은 돋보이는 법. 언제나 그렇듯 무력한 공권력을 대신해 악을 응징하는 배트맨의 활약이 전작 못지 않게 요란하다. 하지만 전작들보다 배트맨의 등장이 많이 줄었다. 영웅도 나이를 먹어 관절이 예전 같지 않고 주먹도 많이 약해졌다. 그 바람의 영웅은 강철같은 악당 베인을 만..

영화 2012.07.21

승리의 탈출

지금도 그런 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중고등학교때 시험이 끝나면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갔다. 그렇게 중학교때 단체관람한 영화 중 하나가 존 휴스턴 감독의 '승리의 탈출'(Escape to Victory, 1981년)이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포로로 잡힌 연합군이 독일군과 축구 시합을 벌이는 내용이다. 당시 '록키'로 유명했던 실베스터 스탤론과 영원한 축구 영웅 펠레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꽤 인기가 좋았던 영화다. 연합군 포로들은 독일군과의 축구 시합을 집단 탈출의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끝까지 승부를 겨루려는 스포츠 정신을 지킨다. 결말이 급작스러운 해피 엔딩으로 치달으며 엉성하게 마무리 되지만 축구 시합은 꽤 긴박하게 잘 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영화..

머나먼 다리 (블루레이)

사람은 실패에서 배운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대배우 리차드 아텐보로가 감독한 '머나먼 다리'(A Bridge Too Far, 1977년)는 제 2 차 세계대전중 연합군의 실패를 다룬 전쟁 영화다. 제작진은 1944년 9월 감행한 마켓가든이라는 처참하게 패배한 작전을 복기하듯 영화로 다루며 전쟁의 참상을 되짚었다. 마켓가든 작전은 연합군이 독일군을 일거에 격퇴하기 위해 네델란드에 대규모 공수부대를 투입해 벌인 작전이었으나 오히려 대규모 사상자를 내며 지고 말았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역사의 사실적 재현에 비교적 충실하다. '비교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100%는 아니기 때문.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미군의 활약을 영화적으로 과장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맥락과 무기, 복장 등에 대..

배틀 오브 브리튼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소수의 사람들에게 빚을 진 적이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10월 영국 본토 항공전을 견뎌 낸 처칠 수상의 유명한 소감이다. 영국 본토 항공전은 유럽을 휩쓴 나치 독일이 영국 본토 상륙에 앞서 1940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전투기와 폭격기를 총동원해 영국을 폭격한 사건을 말한다. 유럽에서 패퇴 후 영국으로 철수한 영국군은 중과부적 상태에서도 전투기를 각지로 산개해 독일 공군에 치명타를 안겼다. 히틀러는 1940년 9월 15일 독일 공군을 총동원해 런던을 공습하나 크게 패한 뒤 영국 본토 상륙을 무기한 연기했다. 영국은 이날을 기념해 영국 본토 항공전의 날(Battle of Britain)로 정했다. 007 시리즈로 유명한 가이 해밀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