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매튜 본 9

빌리 엘리어트 (블루레이)

석탄 가루가 풀풀 날리는 탄광촌, 마을을 벗어난 적이 없는 광부들이 대부분인 그 곳에서 남자들의 위안거리는 축구와 권투다. 이런 곳에서 발레를 배우겠다고 하면 단연 웃음거리가 되거나 게이로 의심을 받는다. 11세 소년 빌리 엘리어트, 그는 그런 편견을 깨고 과감히 발레리노에 도전을 한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2000년)는 척박한 환경을 뚫고 꿈을 위해 도전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우군이 별로 없는 환경에서 빌리의 도전은 눈물겹고 코믹하다. 달드리 감독은 빌리의 도전을 잔잔한 에피소드와 함께 묘사해 재미와 감동을 준다. 권투를 배우던 소년이 갑자기 춤을 배우니, 서툴고 엉성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진솔하면서도 코믹하게 묘사했다. 더불어 1970, 80년대 크게 유..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블루레이)

매튜 본 감독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X-men : First Class, 2011년)는 괴물들의 대결로만 치닫던 엑스맨 시리즈를 제대로 된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다.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기이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이 어떻게 뭉쳐서 서로 싸움을 벌이게 됐는 지를 설득력있는 이야기와 구성으로 진지하게 보여준다. 단순 아이들의 만화같던 내용이 이 작품들어 비로서 드라마의 틀을 갖춘 느낌이다. 특히 1960년대 냉전시대의 상징인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꿰어맞춰 개연성을 부여한 점도 돋보였다. 물론 돌연변이들의 괴상한 능력이 주요 볼거리를 이루지만 제 2 차 세계대전부터 이어지는 시대적 흐름을 그럴듯하게 엮어서 주요 캐릭터의 배경을 윤택하게 만든 점은 그만큼 드라마의 완성도를 ..

킥애스 (블루레이)

마블코믹스에서 나온 유명한 만화 '원티드' '시빌 워' '마블나이츠 스파이더맨' 등의 줄거리를 쓴 원작자 마크 밀러는 청소년 시절 열심히 운동을 했다. 왜? 배트맨이나 슈퍼맨같은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들은 의사, 변호사, 과학자 등 구체적 희망을 설계할 때 그의 꿈은 슈퍼히어로였다. 꿈만 꿨던 것이 아니라 친구와 열심히 헬스클럽을 다니며 운동한 뒤 밤이면 그가 살던 영국의 작은 마을을 순찰을 돌았다. 워낙 조용한 마을이어서 별탈이 없었지만 흉악범이라도 만났다면 체구가 작았던 그는 맞아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어린 시절을 술회했다. 당시 마크 밀러는 친구와 순찰을 돌며 의문을 품었다. "사람들은 슈퍼히어로 물을 즐기면서 왜 아무도 슈퍼히어로를 따라하지 않는가." 누군가 복면을 쓰고 슈퍼히어로처..

레이어 케이크

"기막힌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는 선전 문구가 눈길을 끄는 '레이어 케이크'(Layer Cake, 2004년)는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를 제작한 매튜 본(Matthew Vaughn)이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이다. 가이 리치를 감독으로 기용해 만든 전작들이 화려했던 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듯, 의외로 영화는 기대에 못 미쳤다. 억지로 비튼 반전과 복선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눈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내용은 마약 중개로 먹고사는 주인공(다니엘 크레이그 Daniel Craig)이 어느 날 마약 강탈범의 누명을 쓰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뤘다. 하필 마약을 도둑맞은 피해자들은 잔인하기로 유명한 세르비아 갱들. 이때부터 주인공은 살아남기 위해 사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