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감독의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2003년)는 눈이 즐거운 영화다. 내용이 야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18세기 조선시대 풍속을 재현한 의상과 음식, 풍경 등 갖가지 볼거리가 화사한 색감으로 수놓듯 펼쳐진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실제 고증을 거쳤고, 현재 제일모직 전무로 있는 패션디자이너 정구호씨의 도움을 받았다. 정구호씨는 미술감독으로 참여해 '구호' 브랜드에서 보여준 패션감각을 배우들의 의상과 각종 소품 등에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이 작품은 색이 곱다. 배우들이 입고 나온 파스텔톤의 의상부터 진한 원색까지 손대면 그대로 묻어날 듯 색이 선명하다. DVD 타이틀에서는 극장에서 본 색이 제대로 살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블루레이는 근접한 느낌이다. 영화의 기본 내용은 조선시대 바람둥이 양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