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은 성서에서부터 정복욕을 자극하는 사악한 존재로 나온다. 다윗의 돌팔매에 쓰러진 골리앗부터 그리스 신화 속 율리우스가 상대한 외눈박이 거인까지 그들은 모두 정의롭고 용맹한 작은 인간들을 위한 제물이었다. 그만큼 거인들의 이야기는 미지의 커다란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불굴의 용기로 끝없이 도전할 것을 자극하는 소재로 즐겨 쓰였다. 영국 민화인 '잭과 콩나무'도 마찬가지. 이를 토대로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잭 더 자이언트 킬러'(Jack the Giant Slayer, 2013년)는 컴퓨터로 만든 만화같은 작품이다. 하늘로 치솟은 콩나무 때문에 거인들이 땅으로 내려와 인간을 잡아먹는 재앙이 벌어지고, 이를 잭이 막아내는 내용. 뻔한 줄거리를 메꾸는 것은 결국 무지막지한 거인들과 맞서 싸우는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