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빌 나이 15

작전명 발키리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다. (영화에서는 영어식 발음인 슈타펜버그로 나오지만 정확한 이름은 슈타우펜베르크이다.) 1907년생인 그는 이름이 말해주듯 독일 귀족 출신이다. 가톨릭 신도였던 그는 잘 생긴 외모와 타고난 체격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운동에 만능이었다. 또 문학이나 음악적 소양도 뛰어났기에 육군 대학을 졸업한 뒤 불과 34세에 대령으로 진급할 만큼 촉망받는 장교였다. 동부 러시아 전선에서도 혹독하기로 유명했던 스탈린그라드 전투, 아프리카 튀니지 전투 등에 참전했으며 아프리카 전투 중 영국 전투기의 습격을 받아 한쪽 눈과 오른손, 왼손의 손가락 2개를 잃는 큰 부상을 당한다. 그럼에고 불구하고 그는 독일과 독일 국민을..

영화 2009.01.24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LE)

옛날부터 해적은 낭만과 모험의 대명사였다. 해적 하면 의례히 어딘가 몰래 숨겨놓은 보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적들은 여러 작품 속에서 실상과 달리 쾌활하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다. 루이스 스틴븐슨의 소설 '보물섬'부터 타이론 파워가 등장하는 흑백 해적 영화들,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컷스로트 아일랜드' 등 '피터팬'을 제외하고는 해적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많지 않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마찬가지. 뻔한 이야기를 3편까지 울궈먹은 이 시리즈는 보물 대신 복수와 사랑이라는 테마로 3편까지 끌어 왔다. 3편은 전세계 해적들이 연합해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는 동인도회사에 맞서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복수와 배신, 음모가 횡행한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볼거리가 많다는 점..

뜨거운 녀석들

예전부터 가장 코드가 맞지 않는 부류가 '총알탄 사나이' 스타일의 영화들이었다. 패러디라는 이름 아래 다른 영화를 황당무계하게 비틀어 억지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패러디도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순수 창작이라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치사스러운 짓이다. 에드거 라이트(Edgar Wright) 감독의 '뜨거운 녀석들'(Hot Fuzz, 2007년)도 치사한 패러디로 웃기는 코미디 영화다. 능력이 너무 뛰어나 시골로 좌천된 형사 니콜라스(사이먼 페그 Simon Pegg)가 뜻하지 않게 시골마을에 도사린 음모를 알아내고 엄청난 총격전 끝에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설정만큼 내용도 황당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패러디라도 논리의 전개가 필요한데, 우연히 음모를 발견하고 우연히 확보한 무기로 사건을 해결하는..

캐리비안의 해적2-망자의 함 (SE)

전편과 마찬가지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속편 '캐리비안의 해적2-망자의 함'(Pirates of the Caribbean-Dead Man's Chest)은 전편보다 한층 스케일이 커졌다. 전형적인 '보물섬' 스타일의 이야기에 유령선과 바다괴물 이야기가 겹쳐 재미도 늘었다. 내용은 해적선 블랙 펄 호의 선장 잭(조니 뎁)이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호의 선장 데비 존스(빌 나이)에게 쫓기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윌(올랜도 블룸)과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가 뛰어들어 어딘가에 묻혀있는 망자의 함을 찾는 모험이 벌어진다. 유령과 바다괴물 등 ILM이 작업한 볼거리가 대폭 늘어났다. 여기에 양념처럼 얹힌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아쉬운 점은 영화가 줄거리상 미완성이라는 점..

언더월드-unrated extended cut

렌 와이즈먼(Len Wiseman) 감독의 영화 데뷔작 '언더월드'(Underworld, 2003년)는 황당한 액션물이다. 수백 년을 싸워 온 늑대인간과 흡혈귀가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 내용. 영화는 시종일관 요란한 총소리와 괴물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하다. 늑대로 변하기 전까지 어엿한 사람인 늑대인간과 기껏해야 송곳니가 삐죽 나올 뿐인 흡혈귀는 비록 괴물에 속하지만 겉모습은 엄연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마구잡이로 죽여도 전혀 죄의식을 못 느끼는 것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기 때문. 이를 노리고 등장인물들을 모두 괴물로 설정한 듯싶다. 어쨌거나 그 바람에 액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끝날 때까지 피와 화약연기 가득한 폭력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DVD는 기존에 나온 극장판과 달리 감독이 의도한 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