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비가스 루나 감독이 만든 '달과 꼭지'(La Teta Y La Luna, 1994년)는 음험하면서도 발칙한 영화다. 그의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 성에 대한 은유로 가득차 있다. 제목의 달과 젖꼭지는 말그대로 여성을 상징한다. 남성의 시각에서 성적 대상으로 바라본 여성에 대한 집착을 다뤘는데, 너무 노골적이면 부담스러우니 슬쩍 아이의 시선을 빌려 순진함을 가장한다. 겉으론 동생을 시샘하는 아이의 순진함과 집착이 여성의 가슴으로 귀결되지만, 이면에는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들의 경쟁이 숨어 있다. 꼬마 테테, 청년 비겔, 방귀쟁이 모리스 등 세 남자는 모두 한 여성을 차지하기 위해 저마다의 장기를 갖고 다툰다. 마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동물의 세계나 진배없다. 비가스 루나 감독은 이를 희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