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페인 26

달과 꼭지

스페인의 비가스 루나 감독이 만든 '달과 꼭지'(La Teta Y La Luna, 1994년)는 음험하면서도 발칙한 영화다. 그의 작품이 언제나 그렇듯 성에 대한 은유로 가득차 있다. 제목의 달과 젖꼭지는 말그대로 여성을 상징한다. 남성의 시각에서 성적 대상으로 바라본 여성에 대한 집착을 다뤘는데, 너무 노골적이면 부담스러우니 슬쩍 아이의 시선을 빌려 순진함을 가장한다. 겉으론 동생을 시샘하는 아이의 순진함과 집착이 여성의 가슴으로 귀결되지만, 이면에는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들의 경쟁이 숨어 있다. 꼬마 테테, 청년 비겔, 방귀쟁이 모리스 등 세 남자는 모두 한 여성을 차지하기 위해 저마다의 장기를 갖고 다툰다. 마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동물의 세계나 진배없다. 비가스 루나 감독은 이를 희한한 ..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2011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이번이 세 번째다. 2월14~17일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취재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 두 번째 큰 도시로, 바다를 끼고 있어 우리네 부산 같은 곳이다. 인구는 근교까지 합쳐 400만 정도 헤아린단다. 주된 수입원은 관광이며, 최근 MWC 등 대형 전시회나 박람회 유치에 적극적이다. 우리에게는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로 유명하지만, 이곳은 그보다 더 유명한 세계적인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도시다. 1852년에 가난한 주물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가우디는 17세부터 바르셀로나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워낙 독특한 영감이 번뜩였기에, 천재 또는 미치광이라는 칭찬과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바르셀로나 대학을 나와 바르셀로나 시립건축전문학교..

여행 2011.02.15

스페인의 몬세라트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차로 40분쯤 달리면 나오는 곳이 바로 몬세라트(mont serrat)산이다. 스페인어로 몬은 마운트, 산을 의미하고 세라트는 시에라에서 파생된 톱니란 뜻이란다. 즉, 톱니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산을 보면 희한한 모양의 바위들이 톱니처럼 솟아있다. 이 곳은 산 중턱에 있는 산타마리아 수도원이 유명하다. 산타마리아 수도원이 유명한 이유는 이 곳에 나무 조각인 검은 마리아가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얼굴이 검다. 어쨌든 흔히 볼 수 없는 마리아 상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산타마리아 수도원을 찾아 검은 성모를 보고 간다. 지금은 한겨울이라 사람이 많지 않지만 관광철인 여름에는 한참 줄서서 좁은 2층 계단을 올라가 마리아를 경배하고 ..

여행 2011.02.14

일 디보 - 라이브 인 바르셀로나 (블루레이)

5년 전 남성 4인조 팝페라 그룹인 일 디보(il divo)를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교보문고 음반매장에 들렀다가 틀어준 노래를 들었는데, 그 곡이 토니 브랙스톤의 'Unbreak my heart'을 스페인어로 부른 'Regresa a mi'였다. 묵직한 남성들의 중창으로 듣는 'Unbreak my heart'은 힘이 있으면서도 애잔한 슬픔이 감도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1집을 집어들었는데, 'Regresa a mi'를 제외하고는 딱히 끌리는 곡은 없었다. 하지만 팝페라 그룹이 드물어서 그런지 그들의 음반이 계속 히트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지난해 4월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산 조르디 스타디움에서 가진 그들의 공연을 담은 블루레이 타이틀은 1집부터 4집 음반의 대표 히트곡..

바르셀로나 2007

암스텔담에서 바르셀로나까지 비행기로 2시간 5분. 항공사는 유럽 지역항공인 이베리아 항공. 지난해에도 이용했던 곳이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다.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는 살아생전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디자인을 건축에 도입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거장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즉 성 가족 성당이다. 바르셀로나 한복판에 있는 이 거대한 성당은 1877년에 초석을 놓기 시작해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 짓고있다. 앞으로도 완공되려면 10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가우디는 말년을 이 성당에서 숙식하며 일을 하다가 1926년 성당 앞에서 전차에 치여 사망했다. 이 성당의 위대함은 직접 눈으로 봐야 실감한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져내린 거대한 나무를 보는 듯..

여행 2007.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