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신정근 7

방가 방가

육상효 감독의 영화 '방가 방가'(2010년)는 독특한 코미디다. '아이언 팜' '달마야 서울가자' 등 육 감독의 전작들이 그렇듯 이 작품도 사회적 약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 과정을 희화화해서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에 그가 고른 소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여기에 요즘 청년 실업 문제를 붙였다. 주인공 방가(김인권)는 취업이 잘 안되다 보니 부탄 사람 행세를 하며 외국인 노동자로 공장에 취업한다. 여기서 영화는 청년실업과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이라는 두 가지 주제가 맞부딪친다. 즉 외국인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으로 국내에 들어와 일하면서 일자리를 잠식하는 문제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저임금 취업이 반드시 일자리 잠식과 연계되는 지 짚어봐야 한다. 그들이 하는 일이 사람들이 힘들어 기피하는 3D 업종에 ..

거북이 달린다

전통적으로 형사물이라면 주먹까지 잘 쓰는 잘 생긴 형사가 사악하고 못되게 생긴 범인을 잡아 혼내주는게 정석이다. 그런데 이연우 감독의 '거북이 달린다'(2009년)는 그렇지 않다. 탈주범 송기태(정경호)는 잘생긴데다가 홍길동 뺨치게 잘 싸운다. 반면 그를 쫓는 형사 조필성(김윤석)은 싸움도 못하고 투박하게 생겨 먹었다. 아니, 형사도 잘 하는게 하나 있다. 돈 때문이기는 하지만 범인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다. 이미 일반 형사물과 달리 범인과 형사가 뒤바뀐 어긋난 설정에서부터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만든 이 작품은 느긋한 충청도식 유머와 투박한 액션으로 즐거움을 준다. 절로 웃음이 터지거나 감탄이 나올 만큼 액션을 훌륭하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삐걱거리는 서민의 투박한 삶을 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