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 감독의 '에이리언3'(Alien3, 1992년)를 보면 어째 젊은 사람이 저토록 우울하고 음울한 세계관을 가졌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ILM에서 특수효과와 광고, 뮤직비디오로 이름을 얻은 핀처 감독은 이 작품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 작품 연출 당시 나이는 스물 아홉. 그러나 영화를 보면 중늙은이의 작품 같다. 감옥 행성이라는 사실상 폐쇄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과 한마리 에이리언과의 사투는 숨막힐 듯한 긴장감으로 보는 이를 압박한다. 버려지다시피해서 이렇다 할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길 없는 죄수들과 우주선에서 홀로 살아남은 리플리가 주인공이다 보니 자연 영화 속 세계는 어둡고 우울하다. 시종일관 갈색 톤의 음울한 영상은 공포감보다는 황량함과 쓸쓸함을 안겨준다. 폐쇄 공간 속에서 한 마리 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