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오스트리아 7

우먼 인 골드

재미와 감동을 주면서 메시지까지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년)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해 낸 영화다. 무엇보다 영화는 실화만이 갖고 있는 진실의 울림이 크다. 영화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을 둘러싼 이야기를 추리소설처럼 따라갔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나치는 유대인 가문이 소유했던 이 그림을 강제로 빼앗았다. 종전 후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그림을 돌려받아 벨베데레 박물관에 전시해 국보처럼 관리한다. 이후 전시재산 환수법이 통과되면서 옛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을 펼치는데, 이를 알게 된 원주인인 유대 가문의 노부인이 그림을 되찾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정부가 호락호락 내줄리는 만..

영화 2015.07.24

비포 선라이즈 & 비포 선셋

리처드 링클레이터(Richard Linklater) 감독의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1995년)와 '비포 선셋'(Before Sunset, 2004년)은 9년 간격을 두고 제작됐다. '비포 선라이즈'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는 낯선 도시에서 하루를 보내며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사랑을 이어가지 못하고 헤어진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나 '비포 선셋'에서 우연히 재회한 연인은 다시금 과거의 사랑을 이어가지 못한 후회를 털어놓는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두 작품 모두 채 하루가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연인의 이야기를 긴 대사와 롱 테이크로 다뤘다. 요즘처럼 장면 전환이 빠른 영상에 익숙하면 지루할 수도 있으나 두 사람의 대사를 음미하다 보면 영화의 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배우들의 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