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우디 앨런 8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블루레이)

이제 조금 있으면 IT 기자들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몰려간다. 매년 2월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관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바르셀로나가 신기했으나 일 때문에 몇 차례 다녀오면서 예전처럼 흥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우디 앨런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Vicky Cristina Barcelona, 2008년)에서 눈에 익은 바르셀로나 풍경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이 영화는 황당한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우디 앨런의 독특한 작품이다. 즉, 슬랩스틱이나 말장난이 아닌 상황 자체를 어이없게 만들어 실소를 자아내는 식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가 판타지 같은 분위기로 유머러스한 상상력을 자극했다면,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동물의 왕국 같은 분위기로 말..

뉴욕스토리

마틴 스콜세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우디 앨런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세 감독이 함께 모여 영화를 만들었다. 바로 '뉴욕스토리'(New York Stories, 1989년)다. 이 작품은 세 감독이 각각 따로 만든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다. 기본적으로 맨하튼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세 사람의 개성이 다르다 보니 각각의 영화가 모두 독특하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Life Lessons'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저명한 화가가 동거하는 여인을 통해 작품의 영감을 얻는 얘기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감독답게 프로콜 하럼의 'White Shade of Pale' 'Conquistador'부터 크림의 'Politiclan', 레이 찰스의 'The Right Time'..

미드나잇 인 파리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파리는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1920년대 파리에 머물렀던 시절을 회상하며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11년)는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영화다. 그는 파리 곳곳의 아름다운 풍물에 카메라를 갖다 대고 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도시인 지를 보여준다. 파리를 가보지 않았거나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가이드영화다. 특히 촬영을 맡은 다리우스 콘지 감독은 거리를 거니는 관광객처럼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영상들을 편안하게 담았다. 어찌나 영상이 곱고 예쁜 지, 파리에 대한 없던 환상이 생길 듯 싶다. 그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