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윌 스미스 11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블루레이)

1980년대 초반까지 약 30년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의 극비 기관 NSA(국가안전보장국)는 1952년 트루먼 대통령이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일본군의 암호를 해독하는 일에서 출발한 이 기구는 이후 전세계의 정보를 수집하는 방대한 일을 한다. 중앙정보국(CIA)과 다른 점은 스파이의 직접적 활동보다 전보, 전화 등 통신 내용 도청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다. 80년대 이미 바다 위 선박에서 이루어지는 전보 및 전화 도청, 중국 관리들의 전화 등을 도청했다. 이 같은 내용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난 것은 제임스 뱀포드가 쓴 '수수께끼의 궁전'이라는 책이 발간되면서부터였다. 이 책은 국내에도 정음사에서 1983년에 번역 출간됐다. 토니 스코트 감독이 만든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맨 인 블랙 (블루레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에는 외계인이 사람들과 섞여서 살아갈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꼭 착한 외계인만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개중에는 범죄자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 베리 소넨필드 감독의 '맨 인 블랙'(Men In Black, 1997년)은 이 같은 발상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로웰 커닝햄의 원작 만화가 나올 당시에는 참신한 아이디어였지만 이후 하도 외계인 영화가 많이 등장해 식상한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외계인에 집착하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했다는 점도 그 식상함에 한 몫 한다. 얘기도 만화의 황당무계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에게 딱 어울리는 작품. 1080p 풀HD 영상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

핸콕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듯이, 영웅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꼭 별난 유니폼에 정의감으로 뭉친 도덕적인 남자 또는 여자들이 슈퍼 영웅의 전부는 아니다. 피터 버그 감독의 '핸콕'(Hancock, 2008년)이 바로 그 별난 영웅이다. 대낮부터 낮술에 쩔어있고,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날아올라 들이받거나 걷어차고 때려부수기 일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영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핸콕은 개의치 않는다. 세상을 살아가야하니 어쩔 수 없지 않냐는 투다. 마치 핸콕을 보면 일상사에 찌든 샐러리맨을 보는 것 같다.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술 한 잔으로 풀 듯, 핸콕은 범죄를 해결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낮술과 거리낌없는 욕설로 해결한다. 그런 점에서 별나기는 해도 속이 후련하다. 스트레스를 저렇게..

영화 2008.07.06

행복을 찾아서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 2006년)는 노숙자에서 일약 백만장자로 성공한 사나이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다뤘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행복'의 원천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나니 그가 말한 행복이란 곧 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들을 위해 열심히 뛰다보니 돈도 벌게됐고, 급기야 백만장자가 됐다는 것. 그렇지만 아들을 위해 힘들게 사는 수많은 아버지들은 돈을 끌어모은 비결이 여전히 궁금하지 않을까 싶다. TV에 방영된 실화를 본 영화제작자의 소개로, 윌 스미스가 이 작품 제작에 뛰어들어 주연을 맡았고 영어 한마디 못하는 이탈리아의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이 발탁됐다. 이유는 '아메리칸 드림'은 미..

샤크

'슈렉'을 만든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빅키 젠슨(Vicky Jenson) 감독은 '샤크'(Shark Tale, 2004년)를 통해 바닷속 용궁을 풍자의 세계로 바꿔 놓았다. 형형색색 산호가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코랄콜라' '겁' '피시킹' 등 유명 상표를 빗댄 간판과 생선회집 등이 들어찬 바닷속 거리는 영락없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라스베이거스, 도쿄의 긴자거리를 빼닮았다. 거리뿐 아니라 캐릭터까지 실존 인물들을 흉내 냈다. 떠벌이 물고기 오스카는 윌 스미스(Will Smith), 바닷속 마피아인 상어 대부 돈 리노는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돈벌이에만 급급한 얌체 복어 사익스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을 닮았다. 화려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