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윌렘 데포 13

사랑해 파리

20명의 영화감독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였다. 이유는 한가지, 사랑의 도시 파리를 찬미하기 위해서다. 면면들도 쟁쟁하다. '슈팅 라이크 베컴'의 거린더 차다, '굿 윌 헌팅'의 구스 반 산트, '파고'의 코엔 형제, '화양연화'를 찍은 크리스토퍼 도일,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의 알폰소 쿠아론, '스크림'의 웨스 크레이븐, '사이드웨이'의 알렉산더 페인 등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색깔을 지닌 감독들이 모였다. 이들에게 주어진 조건은 파리 시내 20개구 가운데 한 곳을 골라서 5분 내외의 영상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Paris, Je T'Aime, 2006년)다. 개성강한 감독들이 모이다 보니 각 편의 이야기도 다양하다. 흡혈귀의 사랑부터 중년..

인사이드 맨

오랜만에 스파이크 리 감독이 한 건 했다. '말콤엑스' '정글피버' '똑바로 살아라' 등 일련의 작품들로 명성을 날렸던 1990년대와 달리 2000년대 들어 이렇다할 문제작을 선보이지 못해서 예전같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가 '인사이드맨'(Inside Man, 2006년)으로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번 작품은 과거 문제의식과 사회비판적 시각으로 가득찬 작품들과 달리 의외로 고도의 두뇌게임이 가미된 스릴러물이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처음 만든 스릴러물은 뜻밖에도 참으로 훌륭했다. 러셀 게위르츠라는 신인 작가의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뛰어난 시나리오 덕분에 영화는 완벽한 밀실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준다. 물론 덴젤 워싱턴, 클라이브 오웬, 조디 포스터, 윌렘 데포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예수의 마지막 유혹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945년 이집트 나그 하마디에서 발견된 도마복음이나 보병궁복음서에 대한 얘기를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가 소설에 묘사한 예수의 수행과정과 예수가 십자가 사건 이후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자녀를 낳고 여생을 보낸 부분은 해당 문서들에 언급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며 고뇌한 예수를 소설 속에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었으나 출판 후 숱한 논란에 휩싸이며 신성모독으로 교황청으로부터 파문당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지 않고 마리아와 결혼한 뒤 아이를 낳은 이야기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와 마가렛 스타버드의 신학연구서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 1970년대 BBC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성배'와 여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