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만난 것은 1997년 가을이었다. 이름도 특이했지만 생머리를 길게 길러서 허리까지 드리우고 하얀색 개량한복을 입은 채 1집 음반을 들고 신문사를 찾아온 그는 꼭 도사같았다.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육식은 않고, 채식만 즐겼다. 재미있었던 것은 무엇이든 두드려 소리를 만들 수 있다며 그 자리에서 젓가락으로 유리잔을 두드리며 다양한 리듬과 소리의 고저로 독특한 그만의 음악을 들려줬다. 알고보니 나이도 엇비슷했다. 그때부터 최소리와 친구가 돼서 어언 10년이 흘렀다. 최소리는 참으로 독특한 음악인이다. 12살때 처음 북채를 잡기 시작해 30년 가까이 타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유현상이 활동했던 록그룹 백두산에서 드러머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오랜 세월 북을 두드리는 바람에 한쪽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