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커티즈 감독이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에 만든 영화 '카사블랑카'(Casablanca, 1942년)는 전쟁 속에서 싹튼 사랑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으로, 국내에 잉그리드 버그만이라는 여배우를 처음 알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가는 무엇보다 고독과 우수가 짙게 배인 험프리 보가트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를 세상에 널리 알린 데서 찾을 수 있다. 험프리 보가트는 주인공을 맡아 특유의 우울한 표정으로 전쟁 때문에 사랑을 잃고 괴로워하는 속 깊은 사나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는 지금 보면 평범하고 도식적인 줄거리지만 당시로서는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절절한 로맨스였다. 이를 살린 것은 똑 떨어지는 배우들의 연기와 깔끔한 줄거리, 유려한 촬영술이었다. 특히 은은하게 빛나는 잉그리드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