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커티즈 감독이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에 만든 영화 '카사블랑카'(Casablanca, 1942년)는 전쟁 속에서 싹튼 사랑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으로, 국내에 잉그리드 버그만이라는 여배우를 처음 알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가는 무엇보다 고독과 우수가 짙게 배인 험프리 보가트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를 세상에 널리 알린 데서 찾을 수 있다.
험프리 보가트는 주인공을 맡아 특유의 우울한 표정으로 전쟁 때문에 사랑을 잃고 괴로워하는 속 깊은 사나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영화는 지금 보면 평범하고 도식적인 줄거리지만 당시로서는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절절한 로맨스였다.
이를 살린 것은 똑 떨어지는 배우들의 연기와 깔끔한 줄거리, 유려한 촬영술이었다.
특히 은은하게 빛나는 잉그리드 버그만의 천사 같은 미모와 떨어지는 빗물에 잉크가 눈물처럼 번지는 편지 등 로맨티시즘의 극치를 이루는 영상이다.
덕분에 이 영화는 1943년 아카데미 작품, 감독, 각본상을 받았다.
이 영화가 당시 미국에서 일었던 반 나치 분위기를 타고 크게 성공하면서 덩달아 영화 속 피아니스트 샘을 연기한 둘리 윌슨이 부른 ‘As time goes by'도 함께 히트했다.
그만큼 음악을 감성적으로 적절하게 잘 활용했다.
옛날 영화인데도 컷 전환이 빨라 요즘 봐도 어색하지 않다.
고전의 향기가 어떤 것인 지 제대로 보여주는 명작.
무려 67년 세월이 흐른 뒤에도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을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영상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4K 타이틀은 4대 3 풀 스크린 영상을 지원한다.
흑백 화면의 영상은 1940년대 영화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질이 경이롭다.
완벽한 복원기술 탓인지 오래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로줄 현상은 물론이고 잡티 하나 없다.
다만 옛날 영화인 만큼 선명도가 떨어지는 문제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가끔 잉그리드 버그만의 클로즈업 화면이 초점이 안 맞은 아웃포커스 영상처럼 흐릿하게 나타나는 것은 화질의 문제가 아니라 신비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촬영한 것.
DTS HD MA 2.0 채널의 음향은 별다른 노이즈 없이 대사가 또렷하게 전달된다.
부록은 예전 60주년 기념 SE판으로 나온 DVD 타이틀 내용이 한글 자막과 함께 그대로 수록됐다.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와 영화사가 루디 벨머 등 2편의 음성 해설 및 험프리 보가트의 아내였던 로렌 바콜의 회고 영상과 삭제 및 NG 장면, 1955년 제작된 TV용 단편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 풍성한 부록이 한글 자막과 함께 제공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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