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폴라 익스프레스(4K)

울프팩 2022. 11. 21. 00:40

'백 투 더 퓨처'와 '포레스트 검프'를 만든 로버트 제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의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 2004년)는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다.
산타를 믿지 않던 소년이 북극행 기차를 타고 산타의 마을을 다녀온 뒤 성탄절을 믿게 된다는 내용은 1986년에 나온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화가 원작이다.

내용뿐 아니라 삽화를 직접 그린 원작자 알스버그가 수석 프로듀서로 참여해 원작의 그림을 그대로 살렸다.
이 작품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보다 그림 때문이다.

원작의 파스텔화를 그대로 살린 것처럼 부드러운 컴퓨터 그래픽은 손그림처럼  따스한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는 개봉 당시 인물들의 표정을 실사에 가깝게 표현하다 보니 표정이 무섭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럼에도 멀리 오로라가 펄럭이는 북극 풍광과 설원, 요정들이 선물을 만드는 산타 마을의 풍경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풍경이나 사물의 표현은 위화감이 들지 않지만 인물들의 얼굴은 당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한계 때문에 피부 질감이 자연스럽지 않고 인형처럼 매끈해서 어색하다.

재미있는 것은 톰 행크스(Tom Hanks)의 1인 다역 연기다.
그는 기차 차장부터 주인공 소년, 산타클로스, 기차 위 유령과 소년의 아버지, 심지어 해설까지 6가지 연기를 했다.

기차 차장 얼굴은 행크스의 표정을 살렸으나 나머지 인물들은 그렇지 않아서 그의 목소리를 눈치채기 힘들다.
더불어 컴퓨터 그래픽의 장점을 살린 카메라 움직임이 현란하다.

독수리가 폭포를 따라 곤두박질쳤다가 비상하는 장면과 기차가 롤러코스터처럼 위아래로 높이 솟구치며 질주하는 장면은 아찔하고 짜릿한 속도감이 잘 살아 있다.
영화가 강조하는 것은 믿음, 사랑 같은 크리스마스 정신이다.

동심을 잃은 어른들에게는 들리지 않고 아이들에게만 들리는 산타클로스 썰매의 방울 소리는 잃어버린 크리스마스 정신을 상징한다. 
어린 시절 가슴 설레던 성탄절에 대한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이 애니메이션은 레이먼드 브릭스의 '스노우맨'과 더불어 성탄절에 강력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디테일이 우수하며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상 또한 선명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기차 소리가 요란하게 리어 채널에서 쏟아지며 저음이 묵직하게 울린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원작자 인터뷰, 음악, 삭제 장면, 조시 그로번이 부른 주제가 설명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다만 부록 중 음악을 설명한 내용에 한글 자막이 아라비아 숫자가 섞여 있는 등 희한한 오자가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차창 밖으로 빛이 사선으로 비처럼 쏟아지는 장면은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이 작품은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이 각본, 연출, 제작까지 맡았다.
톰 행크스는 원래 차장 역만 하려고 했으나 감독 요청으로 다역을 했다.
유령의 정체가 끝내 나오지 않는다. 부록의 삭제장면에 그가 사고로 죽어 유령이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얼굴에 흐르는 땀과 순록의 미세한 털까지 세세하게 묘사했다. 컴퓨터 그래픽은 소니 이미지웍스에서 맡았다.
페레 마르케트 1225&nbsp; 기관차가 영화 속 기차의 모델이 됐다. 원작자 알스버그는 어린 시절 자란 미시건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이 기차를 자주 탔다.
오로라 표현이 예전 핀란드에서 본 실제 오로라와 흡사하다. 원작자 알스버그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으나 미시건대에서 조각을 전공했다.
원작자 알스버그는 '주만지'와 '자투라' 등의 동화를 썼다.
국내에 '북극으로 가는 기차'로 번역 출간된 원작 동화를 쓴 알스버그는 이 책으로 미국의 저명한 그림책상인 칼데곳 상을 받았다. 이 책은 1,200만부가 팔렸다.
촬영은 '아쿠아맨' '얼라이드' '일라이' '스파이더맨' '콘택트' '포레스트 검프' 등을 찍은 돈 버지스가 맡았다.
원작자 알스버그는 어린 시절 살던 동네를 떠올리며 산타의 북극 마을을 그렸다. 주제가 ''Believe'는 조시 그로번이 불렀다.
북극 마을의 록스타는 밴드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를 모델로 그렸다. 배우 리브 타일러의 아버지다.
모션 캡처 기법을 이용해 배우들이 연기하면 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읽어들여 캐릭터로 변환했다. 소년의 여동생과 어머니 목소리는 감독의 아내 레슬리 제멕키스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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