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좀비 7

월드워Z (블루레이)

인간이 갖고 있는 무한성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을 함께 내포한 것이 좀비물이다. 죽어도 죽지 않고 되살아난 시체인 좀비는 사람들이 고대부터 꿈꾼 영생에 대한 동경과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가 주는 공포가 함께 내재돼 있다. 그래서 좀비물은 항상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인간과 좀비간에 끝없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되풀이되며, 소수의 생존자에게 무리지어 덤비는 좀비를 통해 수의 불균형이 가져오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마크 포스터 감독의 '월드워Z'(World War Z, 2013년)도 마찬가지. 어느날 영문을 알 수 없는 병에 감염된 인간들이 좀비로 변해 사람들을 물어 뜯으면서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공황에 빠져든다. 인류 멸망의 위기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주인공이 대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누비는 내용..

새벽의 저주

조지 로메로 감독이 1978년에 만든 '시체들의 새벽'을 광고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잭 스나이더(Zack Snyder) 감독이 장편 극영화 데뷔작으로 다시 만들었다. 마치 비디오 게임 제목 같은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 2004년)는 아닌 게 아니라 '바이오 하자드'라는 게임을 훔쳐보는 것 같다. 시종일관 뒤에서 누가 덮칠 것 같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구성과 사방으로 마구 총을 쏴대는 내용은 공포 영화가 아닌 액션 영화에 가깝다. 그렇기에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봤다. 이 영화의 특징은 마구잡이 살인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다는 것. 사람을 좀비라는 가상의 피조물로 둔갑시켜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방팔방 피가 튀어도 게임 화면을 지켜보는 것처럼 오히려 후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