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지브리 스튜디오 7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平成狸合戰ぽんぽこ, 1994년)은 인간의 자연 파괴를 너구리의 입장에서 다룬 문명비판적 작품이다. 1960년대 일본의 갑작스러운 개발정책으로 숲이 파괴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너구리들이 집단회의 끝에 변신술을 사용해 인간들에게 맞서는 내용이다. 비록 희화화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메시지만큼은 어느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무겁고 진지하다. 덕분에 1994년 앙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장편 영화상을 받았지만 같은 지브리 스튜디오 소속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비해 내용이 대중적인 편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좀 늘어지는 감이 든다. 어찌 보면 그런 점이 미야자키 하야오와 대비되는 다카하타 이사오(高畑勲) 감독의 뚜렷한 특징이..

천공의 성 라퓨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하철 2호선 삼성역 근처 건물 꼭대기에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 있었다. 이름은 '라퓨타'. '걸리버 여행기'에서 이름을 따왔을 수도 있으나 항상 이 식당을 보면 애니메이션이 떠오른다. '천공의 성 라퓨타'(天空の城ラピュタ)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이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성공에 힘입어 2년 뒤 1986년 선보인 지브리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내용은 공중에 떠다니는 성을 찾기 위한 사람들의 모험을 다뤘다. 이 작품은 '나우시카'보다 색상이 풍성하고 현란해졌으며 스케일도 커졌다. 그만큼 반전과 정치권력을 비웃는 아나키스트적 세계관 등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분명해졌고 구성도 탄탄하다. 아울러 시대와 장소 구분이 불분명한 판타지 요소는 더욱 강해졌다. 16 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