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날씨처럼 항상 푸르고 맑은 하늘 아래 하얀 집들이 그림엽서처럼 늘어선 마을. 더 할 수 없이 평화로운 풍경 속에 사람들은 언제나 즐겁고 유쾌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피터 위어(Peter Weir) 감독이 만든 수작 '트루먼쇼'(The Truman Show, 1998년)는 무서운 영화다. 트루먼(짐 캐리 Jim Carrey)이라는 한 사람의 일생을 탄생부터 죽음까지 당사자가 모르는 거대한 도시 크기의 세트 속에 가둬놓고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내용이다. 어찌보면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 쇼이지만 실상은 한사람의 일생을 통째로 매스미디어의 실험대상이자 오락거리로 삼는 가공할 이야기다. 한 사람의 프로듀서(에드 해리스 Ed Harris)에 의해 타인의 인생이 속속들이 카메라 앞에 까발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