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찰스 브론슨 8

아듀 라미

오우삼의 '영웅본색'처럼 사나이들의 피같은 우정을 다룬 홍콩 느와르는 사실 프랑스 느와르가 원전이다. 프랑스 느와르 중에서도 남자들의 끈끈한 우정을 다룬 걸작이 바로 '아듀 라미'(Adieu L'ami, 1968년)다. 장 허먼 감독이 무려 40년전에 만든 이 영화는 세기의 미남 알랑 들롱과 터프 가이 찰스 브론슨이 기막힌 콤비를 이뤄 이야기를 끌어갔다. 특히 찰스 브론슨은 당시까지 조연에만 머물다가 이 작품을 계기로 특유의 콧수염을 기르고 출연해 주연으로 우뚝 선다.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사주를 받아 지하금고를 털려던 두 사내가 오히려 음모에 빠지는 내용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사건은 해결되지만 두 사람은 씁쓸한 결말을 맞게 된다. 지금 다시 봐도 추리소설처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알랑 들롱과 찰스..

빗속의 방문객

어느 비오는 날, 낯선 이방인이 프랑스 마을에 나타난다. 여인은 몰랐지만 이방인은 강간 전과가 있는 흉악한 탈주범이었다. 이방인은 여인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 강간을 하다가 여인의 총에 살해당한다. 남편이 알게 될까봐 두려웠던 여인은 시체를 바다에 던져 버린다. 며칠 뒤 그 마을에 또다른 낯선 사내가 나타난다. 거액을 훔쳐 달아난 강간범을 뒤쫓던 미군 수사관이다. 사내는 여인이 강간범을 죽였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사내는 강간범이 갖고 있던 돈의 행방 때문에 여인을 집요하게 추궁한다. 그 과정에서 사내는 외간 남자와 바람을 핀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가 떠나버린 여인의 과거를 알게 된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여인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면 남편이 떠날까봐 두려워 한다. 그래서 사내는 바닷가..

발지대전투

'지상최대의 작전'을 만든 켄 아나킨(kenneth Annakin) 감독의 '발지대전투'(Battle of Bulge, 1965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후의 기갑전이었던 아르덴 전투, 소위 벌지 대전투를 재현한 전쟁영화다.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패색이 짙던 나치 독일은 최후의 공세로 1944년 12월 16일 마지막 남은 기갑부대를 총동원해 연합군을 공격한다. 타이거 중전차로 무장한 독일 기갑군은 느슨해진 연합군 전선을 돌파해 양분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연료 등 후속 지원의 부족으로 예봉이 꺾인 상태에서 급기야 패튼(George Patton Jr.) 장군의 반격을 받아 주저앉고 만다. 이 전투의 패배로 독일은 서쪽의 연합군과 동쪽의 소련군 등 양수겸장을 맞아 급기야 패망하게 된다. 영화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