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쿠바 12

어 퓨 굿 맨 (4K 블루레이)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의 해외 기지에서 해병대원이 살해당한다.용의자는 두 명의 선임병들이다. 평소 훈련에 뒤쳐져 골칫덩이였던 후임병을 과하게 혼내주다가 탈이 났다.코드 레드(code red)였다. 우리는 군대에서 얼차려라고 부르는 기합을 미군들은 코드 레드라고 부른다.우리 군대에서도 병사들 간에 가혹행위를 금지하지만 미군도 코드 레드를 금지한다. 그런데도 코드 레드가 필요하다고 보는 지휘관은 이런 행위를 묵인하거나 심지어 지시하기도 한다.관타나모 기지의 해병 부대장도 코드 레드를 지시했다. 하지만 전도유망한 이 지휘관은 옷을 벗을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를 감추기 위해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덮어 씌운다.졸지에 살인범이 된 두 사병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 경력이 일천한 해군 법무관이 선임된다. 그러나 평소 ..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블루레이)

프랑스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가리켜 "우리 시대의 완전한 인간"이라고 평했다. 게바라는 안락한 의사의 삶을 버리고 험난한 사회주의 혁명의 길로 들어서 쿠바 혁명의 영웅이 됐다. 그렇지만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의 삶과 죽음은 어느날 갑자기 이뤄진게 아니다. 고뇌와 번민으로 가득찬 그의 젊은 시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의대생이었던 체 게바라는 23세때인 1951년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포데로사'라고 이름을 붙인 모터사이클을 타고 8개월 동안 남미 대륙을 여행했다. 그는 이 기간에 남미 민중들의 삶을 돌아보고 현실에 눈뜨게 된다. 이때의 경험이 그를 사회주의 혁명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여행은 그에게 삶의 분기점이었다. 체 게바라는 여행 경험을 국내에도..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블루레이)

"이런게 사람 사는 거지". 1998년 촬영 당시 71세의 이브라힘 페레는 뉴욕의 밤거리를 걸으며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댔다. 이브라힘은 195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쿠바의 가수였다. 한동안 잊혀졌던 그는 1997년 전세계를 강타한 음반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덕에 되살아나 그래미상까지 받고,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했다. 이브라힘은 심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다 말고 멈춰서 야경을 찍었다.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밤이면 암흑천지인 하바나에서 온 그에게 생전 처음 본 뉴욕은 별천지였다. "아내와 왔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주름 가득한 이브라힘의 얼굴에 못내 아쉬움이 가득했다. "저게 자유의 여신상이라고? 아냐. 그럴리 없어. 저렇게 작지 않아." 1950년대 뉴욕에 들려 자유의 여신상을 봤던 루벤 곤..

오리지널 씬 (블루레이)

마이클 크리스토퍼 감독의 '오리지널 씬'(Original Sin, 2001년)은 개봉 전 부터 꽤 야한 영화로 소문이 나서 관심을 많이 끌었다. 특히 주연 배우가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안젤리나 졸리 등 당시 세계적 섹시 스타들이어서 호기심을 더 부추겼다. 영화는 간단히 얘기하면 사랑에 눈이 멀어 뜨겁게 타올랐다가 배신을 당한 뒤 복수에 나서는 내용이다. 그 과정이 엎치락 뒤치락 반전을 거듭하며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처럼 흘러간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돈 많은 쿠바의 농장주 역할을 맡아 느끼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뽐내고 안젤리나 졸리는 악의로 접근했다가 진정한 사랑에 빠져 남자를 파멸로 몰고가는 전형적인 팜므 파탈로 등장한다. 원작은 코넬 울리치의 소설 '어둠속의 왈츠'다. 이를 극작가 겸 배우, 감독으로 ..

토파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마니'(http://wolfpack.tistory.com/entry/마니)와 '찢겨진 커튼'(http://wolfpack.tistory.com/entry/찢겨진-커튼)이 잇따라 실패하자 초조했다. 그동안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어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쌓았지만 여전히 인기와 명예에 목이 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007 시리즈 같은 스파이 스릴러를 기획했다. 바로 '토파즈'(Topaz, 1969년)다. 레온 유리스가 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1962년 10월 실제로 일어났던 쿠바 미사일 사태를 둘러싼 첩보전을 그리고 있다. 소재만 실제 사건이 아니라 내용도 상당 부분 실화다. 작가 레온 유리스는 실제 프랑스 정보원이었던 필립 드 보졸리를 바탕으로 원작 소설을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