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태국 8

디어 헌터 (블루레이)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78년)는 러시안 룰렛이라는 게임을 전세계에 알린 영화로 유명하다. 처음 이 영화에서 러시안 룰렛 게임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게임은 두 사람이 6연발 권총에 탄알을 한 발 장전한 뒤 약실을 돌려서 서로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도박이다. 약실이 회전하기 때문에 총알이 어디에 있는 지 모르는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하는 미친 게임이다. 죽을 확률은 당연히 6분의 1. 제정 러시아 시대에 군인들이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상대로 이런 게임을 벌였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월남에 파병된 미군들이 베트콩들에게 포로로 잡힌 뒤 이 게임을 강요당한다. 치미노 감독은 이를 ..

컷스로트 아일랜드 (블루레이)

레니 할린의 대작 영화 '컷스로트 아일랜드'(Cutthroat Island, 1995년)는 출발부터 재앙이었다. 각본이 제때 못나와 촬영 중 옆에서 각본을 썼으며, 촬영 직전 남자 주인공을 맡은 마이클 더글라스가 그만둬 새로 배우를 구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촬영 감독 올리버 우드는 발목을 다쳐 촬영 1주만에 피터 레비로 교체됐다. 할린 감독이 촬영 보조를 교체하자 그를 따라 12명의 촬영 스탭이 줄줄이 그만뒀다. 하지만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이 작품에 제작사인 캐롤코의 생명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람보' '터미네이터2' '클리프행어' '원초적 본능' 등 히트작품을 줄줄이 만든 캐롤코는 1993년 큰 돈을 들인 '슈퍼마리오'가 망하면서 파산 일보 직전으로 몰렸다. 캐롤코는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스텔스

로브 코헨(Rob Cohen) 감독의 '스텔스'(Stealth, 2005년)는 내용은 엉성하지만 속도감 하나만큼은 일품이다. 속도감을 최고로 살리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마따나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첨단 전투기들의 비행 장면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짜릿짜릿한 속도감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내용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가까운 미래에 미 해군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의 무인 전투기가 벼락을 맞아 인간처럼 감정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어설픈 내용만큼 장르 구분도 힘들어 SF와 액션, 애잔하지 않은 로맨스 드라마가 뒤섞인 짬뽕 영화다. DVD 타이틀은 음향 효과만큼은 확실하니 제대로 된 AV시스템을 갖고 있다면 시연용으로 그만이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사방을 휘감는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