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 영화 제목이 국내에서는 왜 '여인의 음모'인 지 모르겠다. 브라질이라는 원제보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제목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여인의 음모'(Brazil, 1985년)는 암울한 근 미래를 다룬 SF영화다. 세상은 '1984'의 빅 브라더 같은 권력이 장악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는 사람들은 공권력 앞에서 무력하기만 하다. 정부 권력의 핵심인 정보부에 근무하는 주인공은 부조리한 현실을 깨닫고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도피를 꿈꾼다. 영화가 그리는 세상은 암울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언뜻보면 영화 속 미래는 과학기술이 발달했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약간씩 어긋나있다. 엘리베이터는 중간에 멈추고 에어컨이 고장나 온 집안이 난장판이 된다. 압권은 파리를 쫓다가 이름이 잘못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