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한국은행 2

국가부도의 날(블루레이)

최국희 감독의 '국가부도의 날'(2018년)은 1997년 발생한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의 시간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다루고 있다. 가상의 상징적인 인물들을 내세워 IMF 사태에 이르기까지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 준다. 특히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재정국 차관(조우진), 청와대 경제수석(김홍파), IMF 총재(뱅상 카셀) 등을 통해 IMF의 구제금융을 도입하게 된 배경과 이를 둘러싼 정책 대립을 다뤘다. 또 중소기업 사장 갑수(허진호), 금융인 윤정학(유아인) 등을 앞세워 IMF 사태로 극명하게 갈리는 사람들의 삶을 묘사했다. 최 감독은 이 작품에서 우리에게 워낙 중요한 IMF 사태라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다뤄 흥미를 끌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사적 사실을 너무 왜곡했다는 점이다...

범죄의 재구성 (블루레이)

악인들의 세계를 즐겨 다루는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2004년)은 범죄 3부작의 시작이다. 사기꾼이 나오는 이 작품으로 출발해 도박꾼이 나오는 '타짜', 도둑이 나오는 '도둑들'로 이어진다. 이 작품들을 보면 일종의 패턴이 있다. 여러 명의 스타가 우루루 나와 저마다 가진 개성과 특기로 팀웍을 이뤄 한 탕 사건을 벌이는 것. '이탈리안 잡'이나 '오션스 일레븐' 같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이다. 여기에 마치 김수현 드라마를 보듯 캐릭터들은 어찌 그리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대사를 쉼없이 내뱉는 지 할리우드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그의 영화는 지극히 이국적이다. 그 색다름이 그의 영화가 주는 재미이자 생경함이다. 즉, 재미있으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낯설음이 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