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흡혈귀 9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블루레이)

게리 쇼어 감독의 '드라큘러 전설의 시작'(Dracula Untold, 2014년)은 제목만 보면 공포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공포영화가 아니다. 물론 주인공이 드라큘라인 만큼 흡혈귀가 등장하지만 공포스런 존재라기 보다는 판타지 물에 나오는 괴물에 가깝다. 영화는 옛 루마니아였던 왈라키아 공국의 대공 블라드 체페슈가 어떻게 해서 흡혈귀가 됐는 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어찌보면 지금까지 나온 드라큘라 영화들의 프리퀄 같은 작품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역사와 허구를 적당히 섞었다. 유명한 브램 스토커의 소설에서 차용한 이야기와 실존 인물이었던 블라드 체페슈의 이야기, 여기에 판타지 적인 요소를 적당히 가미했다. 그 바람에 루크 에반스가 연기한 드라큘라는 공포스런 존재라기 보다 자애롭고 정의감..

황혼에서 새벽까지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 1996년)는 B급 정서의 영화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도망중인 은행강도에서 시작한 영화는 느닷없이 흡혈귀 이야기로 발전해 한바탕 피칠갑으로 끝난다. 할리우드의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했으며, B급 홍콩영화를 보며 감독의 꿈을 키운 로드리게즈가 만났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만큼 영화는 황당하고 요란하며, 잔인하다. 일단 내용이 우악스럽다. 흡혈귀들과의 싸움이다보니 주인공 일행은 마치 게임하듯 총질을 하고 상대의 사지를 잡아 뽑는다. 당연히 사방에 피가 튀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 절단이 난무하다. 영화의 미덕 아닌 미덕이라면 과할수록 무덤덤해지는 효과를 노려, 천연덕스럽게 잔..

나이트워치 (블루레이)

러시아에는 공포영화가 없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에 따르면 예전에는 현실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란다. 마찬가지로 판타지도 거의 없다. 역사가 일천한 미국은 판타지를 좋아할 수 밖에 없지만 굳이 가공하지 않아도 풍부한 역사와 전래 동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베크맘베토브 감독의 설명이다. 그래서 그가 만든 '나이트워치'(Night Watch, 2004년)는 러시아 최초의 공포물이자 판타지 영화다. 그는 이 작품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2004년 러시아에서 개봉해 약 500만명이 관람하며 러시아 영화사상 모든 흥행 기록을 갱신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눈독을 들여 20세기폭스사가 영어판으로 배급을 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베크맘베토브 감독만의 독특한 영상 묘사다. 그는 빛과 어둠의 세력이 현..

언더월드2 에볼루션

렌 와이즈먼 감독의 '언더월드2 에볼루션'(Underworld: Evolution, 2006년)은 늑대와 흡혈귀들의 수백년에 걸친 싸움을 그린 '언더월드'의 속편이다. 내용은 원조 늑대인간과 손잡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흡혈귀 시조의 음모를 막는 흡혈귀 여전사와 혼혈 늑대인간의 활약을 다뤘다. 전편이 여전사로 변신한 케이트 베킨세일의 화려한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CG와 특수효과에 의존한 괴수들에 초점을 맞췄다. 그 바람에 원조 늑대인간과 흡혈귀 시조는 더 크고 강력하며 흉칙해졌지만 여전사의 화려한 액션이 반감됐다. 어차피 전편부터 황당한 내용이었던 만큼 이야기보다 볼거리를 기대했으나 그마저도 부족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는 화질이 준수한 편이다. 특별한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