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이야기'가 국내 처음 개봉했을 때 기억이 난다. 꽤 유명한 벤처기업 사장이었던 친구가 이와이 슌지를 너무 좋아해서 영화를 같이 보러 갔다. 첫 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담은 영화는 전작인 '러브레터' 못지 않게 감성적 영상으로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 불이 들어온 뒤 객석을 보니 남자들끼리 온 경우는 우리 밖에 없었다. 어찌나 뻘쭘하던 지, 나중에 모임 회원들도 웃으며 얘기거리로 삼았다. 그만큼 보고 싶은 영화였고, 전혀 후회하지 않을 만큼 좋은 영화였다. 영화는 홋카이도에 사는 아가씨가 짝사랑을 찾아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 이를 찾는 과정을 그렸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은 감각적인 영상이 눈길을 끈다. 이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