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와 1980년대 동네 음반점들은 요즘 볼 수 없는 특이한 장사를 했다. 듣고 싶은 노래 목록을 적어서 가져가면 LP를 재생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주고 돈을 받았다. 집에서 FM 라디오를 틀어 놓고 카세트테이프로 직접 녹음할 수도 있지만 노래 앞뒤로 치고 들어오는 DJ 멘트가 문제였다. 그래서 원곡을 깨끗하게 듣고 싶을 경우 주로 이용했다. 금지곡 테이프의 추억 싱글이 없는 국내 음반업계의 특징도 이런 장사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였다. 아주 좋아하는 가수가 아닌 이상 듣고 싶은 노래 한 두 곡 때문에 LP나 카세트테이프를 사는 것이 부담스럽던 시절이었다. 동네 음반점의 녹음 서비스는 LP보다 음질이 떨어졌지만 원하는 곡들만 모아서 녹음한 일종의 편집 음반인 셈이어서 만족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