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비간 감독이 만든 '지구 최후의 밤'(地球最后的夜晚, 2018년)은 참으로 난해하고 불친절한 영화다. 딱히 이렇다 할 줄거리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시도 때도 없이 오갈 뿐 아니라 현실과 꿈속 이야기가 마구 뒤섞여 종잡을 수 없다. 현실의 등장인물이 꿈속에도 그대로 등장하며 심지어 탕웨이의 경우 1인 2역을 맡아 서로 다른 존재를 연기하다 보니 더더욱 헷갈린다. 내용은 기억 속 여인 완치원(탕웨이)을 쫓아 과거의 행적을 되짚는 남자 뤄홍우(황각)의 이야기다. 기본적인 토대는 그렇지만 실제로 인물들의 인과 관계와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하기 아주 힘들다. 감독은 그저 무의식의 흐름처럼 맥락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길게 롱 테이크로 따라갈 뿐이다. 그렇다 보니 감독이 강조하려는 것이 무엇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