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30

샤크

'슈렉'을 만든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빅키 젠슨(Vicky Jenson) 감독은 '샤크'(Shark Tale, 2004년)를 통해 바닷속 용궁을 풍자의 세계로 바꿔 놓았다. 형형색색 산호가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코랄콜라' '겁' '피시킹' 등 유명 상표를 빗댄 간판과 생선회집 등이 들어찬 바닷속 거리는 영락없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라스베이거스, 도쿄의 긴자거리를 빼닮았다. 거리뿐 아니라 캐릭터까지 실존 인물들을 흉내 냈다. 떠벌이 물고기 오스카는 윌 스미스(Will Smith), 바닷속 마피아인 상어 대부 돈 리노는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돈벌이에만 급급한 얌체 복어 사익스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을 닮았다. 화려한 지..

가필드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이 어우러진 '가필드'(Garfield: The Movie, 2004년)는 컴퓨터 그래픽을 감쪽같이 실사에 끼워 넣는 것만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영화다. 감독은 피터 휴이트(Peter Hewitt). 주인공인 고양이 가필드는 1978년 짐 데이비스가 그린 신문만화 캐릭터로, 구미 독자들에게 오랜 세월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인기 만화의 장점을 못 살린 영화는 미국 평단에서 혹평을 받았으며 흥행도 미국 개봉 첫 주 4위에 턱걸이하는 등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가필드의 목소리는 미국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빌 머레이(Bill Murray), 국내에서 김용만이 연기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최신 영..

세렌디피티

호레이스 월폴이 지은 우화에서 유래했다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무엇이든 우연히 잘 찾아내는 능력, 뜻밖의 행운을 가리킨다. 2001년 피터 챌솜(Peter Chelsom)이 감독한 영화에서는 크리스마스 전날 우연히 만난 남녀가 이름도 모른 채 헤어져 서로를 애타게 그리워하던 중 수년이 지나 다시 재회하는 행운을 이야기한다. 미국 영화비평가들은 감동의 도가니라고 호의적 평가를 했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지나친 우연이 너무 많아 작위적이다. 그나마 영화가 준 교훈은 엘리베이터에서 장난치면 안 된다는 것. 두 남녀는 엘리베이터로 엉뚱한 짓을 하다가 수년을 헤어져 있게 된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특별히 흠잡을 곳 없는 만큼 뛰어..

내셔널 트레져

'쿨 러닝'을 만든 존 터틀타웁(Jon Turteltaub) 감독의 '내셔널 트레져'(National Treasure, 2004년)는 역사 속의 미스터리와 보물 찾기를 적당히 섞은 모험영화다. 비록 여러 부분에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흉내 낸 듯한 흔적과 '다빈치코드' 등 여러 작품에서 소개된 내용들이 보이지만 보물찾기 특유의 궁금증 때문에 끝까지 보게 만든다. 내용은 중세시대 십자군 원정에 나섰던 템플 기사단이 예루살렘의 솔로몬 궁전에서 발견한 보물을 찾는 이야기이다. 템플 기사단의 보물은 영국의 프리메이슨을 거쳐 미국 독립전쟁 당시 활약한 조지 워싱턴, 벤자민 프랭클린 등 건국 공신들에게로 넘어간 뒤 미국의 모처에 숨겨졌다는 설정이다. 템플 기사단, 프리메이슨 등 역사 속 미스터리와 벤자민 프랭..

번지점프를 하다

질기고 질긴 사랑의 인연을 다룬 김대승 감독의 '번지점프를 하다'(2000년)는 감독 의도와 달리 보고 나면 참으로 찝찝한 영화다. 감독은 운명으로 묶인 사랑의 인연을 얘기하지만 동성애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1983년 운명처럼 만난 인우(이병헌)와 태희(이은주)는 서로 너무 사랑하지만 태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맺어지지 못한다. 이후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2000년에 고교 교사가 된 인우는 제자인 현빈(여현수)에게서 태희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의 영혼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두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성애자로 몰아붙여 결국 인우와 현빈은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떠나 번지점프를 한다. 1980년대를 재현한 공들인 소품과 감독의 섬세한 연출 등이 돋보이지만 지나친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