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30

007 리빙 데이라이트

존 글렌(John Glen)이 감독을 맡은 007 시리즈 15번째 작품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1987년)는 역대 007 가운데 제임스 본드로 가장 안 어울리는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이 등장한다. 내용은 구 소련의 장군이 국제적 무기 밀매상과 손잡고 꾸미는 음모를 007이 막는 내용이다. 산만한 구성도 문제였지만 샤프한 느낌이 부족한 티모시 달튼이 007을 맡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주제가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아하가 불렀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 007 DVD 박스세트 중 이 작품부터 서라운드 음향이 들을 만하다.

007 뷰 투 어 킬

존 글렌(John Glen) 감독의 '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년)은 007 시리즈 14번째 작품이자 로저 무어(Roger Moore)가 마지막으로 007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영화다. 내용은 샌프란시스코에 지진을 일으켜 실리콘밸리를 물에 잠기게 만든 뒤 자신이 보유한 마이크로칩을 비싼 값에 팔려는 악당의 음모를 막는 007의 활약을 다뤘다. 악당의 음모가 황당한 탓인지 이야기의 집중도도 떨어지고 특수장비 등 볼거리도 별로 없다. 특히 가수 그레이스 존스(Grace Jones)가 악당의 부하였다가 죽기전 007을 돕는 또다른 본드걸로 나오는데, 악역은 잘 어울렸지만 왠지 섹시한 본드걸로 맞지 않는 느낌이다. 듀란듀란이 부른 주제가는 007 주제가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차트 1..

모두 하고 있습니까

기타노 다케시(北野武)가 각본을 쓰고 감독 및 출연까지 한 '모두 하고 있습니까'(みんな∼やってるか! 1994년)는 슬랩스틱 코미디, 성적 농담과 각종 영화의 패러디로 가득 찬 코미디다.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의 감각을 유감없이 드러낸 작품이지만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 영화와 일본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패러디하는 등 일본색이 강해 이를 모르면 헛웃음만 나온다. 이야기는 주인공 아사오(이즈카 미노루 飯塚実)가 여자와 카섹스를 해보려고 멀쩡한 할아버지의 장기를 팔아 자동차를 사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아사오는 은행강도, 배우, 야쿠자 킬러 등 우여곡절 끝에 여러 가지 일을 전전하며 급기야 투명인간과 파리인간으로 변신한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

꽃피는 봄이 오면

류장하 감독의 데뷔작 '꽃피는 봄이 오면'(2004년)은 TV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을 늘려놓은 느낌이다. 실제로 영화는 '인간극장'에서 방송한 관악부 교사 이야기와 폐광촌 아이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섞어서 만들었다. 내용은 일과 사랑에 실패한 트럼펫 연주자(최민식)가 쫓기듯 강원도 탄광촌 중학교의 관악부 임시교사를 맡으면서 다시 희망을 되찾는 이야기다. 선 굵은 연기를 주로 한 최민식이 교사로 나와 서민적이며 가슴 따뜻한 연기를 보여준다. 마치 예전 TV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그가 맡았던 배역을 보는 것 같다. 허진호 감독 밑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조감독으로 일한 류감독답게 스타일이 허감독과 비슷하다.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을 집요하게 잡아내는 영상과 긴 호흡 등이 허감독과 ..

역도산

송해성 감독의 '역도산'(2004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화다. 주인공 역도산(설경구)이 프로레슬링계의 거목이고, 감독은 전작 '파이란'으로 진한 감동을 주었던 사람이기에 기대가 컸으나 결과는 의외였다. 이유는 감독이 바라본 역도산과 관객이 기대한 역도산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감독은 절대 강자의 고독과 외로움 등 역도산이라는 인간의 내면을 파고들었고, 관객들은 도대체 역도산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 궁금해하며 그의 외면을 바라봤다. 감독은 DVD의 음성해설을 통해 진정한 작품의 가치를 몰라준다며 안타까워했지만 관객들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1970년대 흑백 TV를 보고 자란 세대에게 프로레슬링은 전 국민의 오락거리였다. 당연히 박치기왕 김일, 쌕쌕이 여건부와 장영철,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