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70 (블루레이)

1970년대 유행했던 고고클럽은 젊음의 해방구였다.
12시에 통행금지 사이렌이 울리면 갈 곳 없는 청춘들이 고고클럽에 모여 통행금지가 풀리는 새벽 4시까지 몸을 흔들며 젊음을 발산했다.

최호 감독의 '고고 70'(2008년)은 이제는 빛바랜 사진 같은 1970년대 추억을 화려하게 되살린 작품이다.
단순 지나간 시대상을 조명한 게 아니라 신나는 노래와 춤으로 재구성했다.

모델이 된 것은 1970년대 고고클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데블스라는 실존 밴드다.
1968년 결성돼 70년대를 주름잡다가 1980년에 해산한 데블스는 당시로서는 드문 소울 뮤직을 지향하며 요란한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는 70년대 고고클럽의 풍경을 어색하지 않게 잘 구사했다.
특히 실제 악기 연주와 춤을 직접 익혀 공연하듯 재현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밴드 마스터를 맡은 조승우와 밴드 문샤이너의 리더 차승우의 제대로 된 딴따라 연기가 볼 만 하다.
더불어 데블스의 실제 히트곡 '그리운건 너', 이은하의 '밤차', 이 영화를 위해 방준석 음악 감독이 만든 '청춘의 불꽃' 등 노래들이 훌륭했다.

특히 데블스의 연주 장면은 실제 밴드의 라이브 현장을 옮겨 놓은 것 처럼 촬영과 편집이 생동감있다.
배우들이 공연하듯 노래를 시작하면 한 번도 끊지 않고 연주가 끝날 때 까지 놔둔 채 10대의 카메라로 사방에서 자연스런 표정을 담아 낸 덕분이다.

1970년대 풍경을 흥겨운 음악과 함께 되돌아 볼 수 있는 레코드판 같은 영화다.
다만 커피북 형태의 케이스를 좀 더 얇게 만들었더라면 공간을 덜 차지할텐데 아쉽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입자감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따스하게 표현된 색감 등이 제대로 살아 있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며,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조승우 신민아 차승우와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뮤직비디오, 시사회 풍경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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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음악은 금기와 억압의 시대인 1970년대 문화적 반항 코드였다.

기지촌 골목은 부천 계수동 골목을 70년대처럼 꾸며서 촬영.

고고클럽은 1970년대 서로 돌아가며 밤샘 영업을 했다.

1970년대 데블스는 고고클럽에서 최고의 인기 밴드였다. 이들은 해골이 그려진 옷이나 태권도복을 입고 올라오거나 무대 위에 관을 끌고 나타나는 등 이색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 최초의 소울밴드였던 데블스는 1968년 결성돼 파주, 왜관 등 기지촌에서 주로 활동하다가 1970년 제 2회 플레이보이컵배 전국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서 가수왕상, 구성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오복여관 옥상으로 나온 곳은 서울 이화동 주택 옥상이다.

극 중 밴드 멤버들의 이름은 고교시절 최호 감독이 활동했던 밴드 멤버들의 이름을 따 왔다. 당시 최 감독은 드럼을 맡았단다.

신중현의 아들 신윤철과 신석철이 그들의 밴드인 서울전자음악단 멤버들과 함께 극중 밴드 휘닉스로 출연.

12년간 4장의 앨범을 통해 '그리운 건 너' 등의 히트곡을 낸 데블스는 1980년 해체됐다.

휴업 중인 클럽 줄리아나를 1970년대 회현동 오리엔탈호텔에 있었던 고고클럽 '닐바나'처럼 꾸며서 촬영.

촬영을 위해 조승우는 기타 연습을 따로 했고, 신민아는 3개월 동안 안무를 배웠다.

조승우는 오티스 레딩의 공연 자료를 보고 모방을 했다고 한다.

당시 밴드들은 퇴폐의 주범으로 찍혀 장발과 대마초 단속으로 잡혀 들어가 모진 고초를 겪었다.

극 중에서 '동수 소울'로 소개된 '그리운 건 너'는 영화에서 쓰인 유일한 데블스의 노래다.

신민아가 추는 춤들은 1970년대 고고클럽 무대에 섰던 인순이의 고증을 거쳐 재현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배우들은 실제 공연처럼 노래를 끊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불렀으며, 이를 10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다양한 앵글로 촬영.

김병서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았으며, 막판 공연 장면은 10대의 카메라 컨트롤을 위해 이모개 김지용 조용규 등 여러 촬영감독이 합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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