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면서 마피아도 달라졌다.
사람을 때리거나 죽여 돈을 빼앗고 마약을 밀매하는 마피아의 모습은 옛날 얘기다.
요즘 마피아는 사업 규모가 다르다.
거대 의류업체나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수천억 원대 명품을 위조하고 산업 폐기물을 몰래 투기하며,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를 수출한다.
물론 마약과 무기밀매 같은 전통적 범죄 사업은 물론이고 이권을 위해 살인을 서슴치 않는 짓은 여전하다.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인 로베르토 사비아노는 이처럼 달라진 이탈리아 범죄조직의 실상을 고발한 책 '고모라'를 써서 전세계의 파장을 일으켰다.
그가 책에서 다룬 조직은 나폴리를 근거지로 100년 동안 활동하고 있는 카모라다.
사비아노는 카모라의 핵심구역인 카살디프린치페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살인사건을 목격하며 자랐다.
카모라 손에 죽은 사람이 수천 명이 넘는 현실에 분노한 그는 2006년 직접 조직원이 돼서 카모라 내부의 범죄 실상을 2년 동안 추적했다.
그렇게 해서 펴낸 책이 바로 '고모라'다.
제목은 카모라가 주무르는 도시 나폴리를 성경에서 타락한 도시로 묘사한 고모라에 빗댄 것.
이 책이 나오고 나서 사비아노는 카모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아 24시간 신변 경호를 받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는 "우리가 그를 보호해야 한다"며 정부의 보호를 촉구했고, 2011년 10월 국제 작가단체인 PEN은 그에게 해럴드핀터 국제 용기상을 수여하는 것으로 그의 노고에 보답했다.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영화 '고모라'는 바로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사비아노의 원작을 토대로 제작됐다.
고발적인 내용을 다큐처럼 찍은 영화는 2008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그 해 유러피언 영화제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휩쓸었다.
하지만 내용은 원작에 못미친다.
원작을 읽고 보면 무엇을 말하는 지 이해가 가지만 그렇지 못하면 오히려 산만하게 보인다.
특히 산업폐기물 투기, 불량 건자재 납품, 명품 복제 등 여러 사업을 전개하는 모습이 산발적으료 묘사돼 카모라가 일관되게 벌이는 거대한 범죄 사업의 윤곽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카모라의 실상이 궁금하다면 오히려 영화보다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책을 권하고 싶다.
범죄 조직 미화에 경종을 울린 작품 정도로 의의를 둘 만 하다.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의 DVD 타이틀은 애너모픽이 아니어서 영상이 답답하고, 화질도 엉망이다.
계단 현상은 물론이고 색상이 번지며 블록노이즈까지 나타난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여러모로 실망스런 타이틀이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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