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토

'감각의 제국'을 만든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1999년 '고하토'(御法度)를 만들때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3년간 투병했지만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그런지 위로 쳐다보거나 앉은 키에 맞춘 앵글이 많다.
이 작품은 19세기말 사무라이 집단인 신선조에서 일어난 동성애 사건을 그렸다.

칼과 충절만 아는 사무라이에게도 사랑이 존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시마 감독은 동성애로 대답했다.
교도소나 병영처럼 남자들만 모여 있는 곳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다.

오시마 감독은 이성애자들이 보기에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는 소재를 미묘하게 표현했다.
주로 행동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 묘사에 치중했다.

어찌보면 더 소름끼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오시마 감독의 사랑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화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

 

화질이 뿌옇고 탁하며 중경, 원경에서 이목구비가 명료하지 못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은 편.

 

리어 스피커를 적절히 활용해 검 부딪치는 소리, 나무 바닥이 삐걱이는 소리나 문 여닫히는 소리 등 생활 소음을 잘 표현했다.
저음의 울림도 부드러운 편.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19세기 도쿄에 설치된 신선조는 개화파에 대비해 쇼군을 보호하고 막부를 보좌하기 위한 기구였다.

주로 군대 기강을 잡는 일이나 반대파 처단하는 일을 맡았는데, 10~30대 젊은이들이 주축을 이뤘다.

사무라이들의 세계인 신선조에 들어와 파란을 일으키는 미소년 검객 카노. 이 역을 맡은 마츠다 류헤이는 일본 대배우 마츠다 유사쿠의 아들로, 촬영 당시 중학교 3학년생이었다.

카노와 연인이 되는 타사로 역의 아사노 타다노부. 그는 '자토이치'에서 무사로 등장.

이 영화는 배우, 스태프들이 호화판이다. 신선조 부장 역을 맡은 비트 다케시. 의상은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은 에미 와다, 음악은 '마지막 황제'의 사카모토 류이치가 맡았다.

신선조 대장 역을 맡은 한국계 최양일은 '개 달리다'로 국내에도 알려진 배우 겸 감독.

미묘한 남자들의 사랑.

수수께끼같은 결말. 다케시, 벚나무를 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