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모치즈키 토모미 감독의 '바다가 들린다' 내부 시사를 보고 나서 화를 냈다.
하야오 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와 안맞는 스타일"이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할 수 없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다가 들린다'는 확실히 하야오 감독으로 대표되는 기존 지브리 작품들과는 많이 다르다.
환경이나 인류에 대한 거창한 고민 대신 남녀의 섬세한 사랑의 감정을 담백한 그림으로 표현했다.
스즈키 토시오의 말이 맞는 지 모르겠지만, 2년 후 하야오 감독은 '귀를 기울이면'(1995년)을 제작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각본, 그림콘티와 프로듀서를 맡고 콘도 요시후미 감독이 만든 '귀를 기울이면'은 '바다가 들린다'에 자극받아 태어난 작품이다.
그러나 사춘기 소년 소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바다가 들린다'에는 못미친다.
'바다가 들린다'가 복잡하게 얽히고 조금씩 어긋나 아련하게 만드는 사랑의 감정을 수채화처럼 담백하게 표현했다면, '귀를 기울이면'은 굵은 크레파스 그림같다.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를 묘사했지만, '바다가 들린다'와 달리 현실적이기 보다는 이상적이다.
그림도 담백하지 못하고 투박하다.
유럽을 동경하는 하야오 특유의 판타지가 가미되면서 더욱 현실과 멀어졌다.
그만큼 '바다가 들린다'와 비교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일본 중산층의 생활상과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꿈과 사랑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영상은 평범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굵어서 그림이 투박해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효과음이 약하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일본 중산층의 삶을 잘 보여주는 현실적인 그림.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답게 사실적인 배경이 돋보이지만, 투박한 질감이 수채화보다는 유화나 크레파스 그림같은 느낌이다.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한 바론 남작은 2002년 지브리 작품 '고양이의 보은'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특이하게도 존 덴버가 부른 'Take Me Home Country Road'가 주제가로 쓰였다. 초반 흐르는 노래는 올리비아 뉴튼 존의 노래를 썼고, 중간 삽입곡과 엔딩은 혼노 요우코가 불렀다.
하야오 감독은 '바다가 들린다'를 상당히 의식한 듯 하다. 이 작품 역시 '바다가 들린다'처럼 니혼TV, 도쿠마서점, 지브리 제휴 방식으로 제작됐다.
월간지에 연재된 히이라기 아오이의 만화가 원작.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아꼈던 콘도 요시후미는 이 작품을 완성하고 3년 뒤인 1998년 병으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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