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와르물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은 레지스탕스 출신이다.
그의 이름도 제 2 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로 활동할 때 사용했던 이름이다.
'그림자 군단'(L'armee Des Ombres, 1969년)은 그의 경험과 작품관이 어우러진 독특한 느와르물이다.
제 2 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활동한 레지스탕스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여느 전쟁물과는 다르다.
다른 레지스탕스 영화와 달리 영웅적 활약이나 요란한 액션이 없다.
대신 멜빌 특유의 우울과 고독이 홀로 떨어져 은밀하게 활동해야 했던 레지스탕스의 힘든 삶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한때는 다정한 동료였지만 어느 순간 조직을 위해 동료마저 죽여야 하는 모습에서는 비정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만큼 멜빌은 한치의 흔들림없는 냉정한 카메라로 레지스탕스의 세계를 다큐멘터리처럼 다뤘다.
아닌게 아니라 여기에는 실제 전설적인 레지스탕스였던 장 물랭의 삶도 녹아 있다.
나치 점령하에서 프랑스 지방청장을 지낸 물랭은 독일군의 잔혹 행위를 자유프랑스군 소행으로 돌리라는 나치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았다.
고문의 고통을 견디다 못한 물랭은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레지스탕스에 가담했다.
훗날 그를 유명하게 만든 목도리는 자살의 상처를 가리기 위한 조치였다.
물랭은 여러 그룹으로 흩어졌던 레지스탕스를 하나로 통합해 조직화했으나 1943년 게슈타포에 체포돼 고문을 받고 숨졌다.
물랭의 모습은 리노 벤추라가 연기한 필립 제브리에 역할에 투영돼 있다.
전쟁 영화나 액션물을 기대했다면 긴 호흡이 부담스럽고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멜빌 특유의 우수에 찬 영상과 고독을 좋아한다면 볼 만한 작품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멜빌 스타일이 잘 녹아 있는 후기 걸작으로 꼽힌다.
1.78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2006년 해외에서 나온 복원판 DVD가 아니어서 입자가 거칠고 지글거린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1942년 나치 독일에 점령된 프랑스 비시 정부 치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조셉 캐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배신한 동료를 처단하는 장면을 일정 정도 거리를 띄운채 냉정하게 영상에 담았다.
리노 벤추라는 그레코로만형 레슬링 선수 출신이다. 1950년 유럽 챔피언이 됐지만 부상 때문에 운동을 그만뒀다.
여자 레지스탕스로 나온 시몬느 시뇨레는 유대인이다. 시뇨레는 아버지가 드골이 이끈 자유프랑스군에 합류하기 위해 떠난 뒤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감추려고 프랑스 출신인 어머니의 처녀적 이름을 썼다. 전후 두 번째 남편이었던 이브 몽탕과 함께 좌파 계열 문화 예술 활동을 펼쳤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레지스탕스 지도자였던 장 물랭은 영화 속 리노 벤추라처럼 런던에 잠입해 드골에게 저항운동 계획을 제출하고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후 영화처럼 낙하산을 이용해 프랑스로 돌아왔다.
죽는 장면 등 일부 장면에서는 일부 단역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하다.
일부 장면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등 설정이 독특하다.
멜빌 감독의 영화는 초반에 화두처럼 던지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에서는 '나쁜 기억들을 환영한다. 너는 나의 지나간 청춘이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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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군단
장 피에르 멜빌 감독; 리노 벤추라 출연; 폴 뫼리스 출연; 장 피에르 카셀 출연; 시몬느 시뇨레 출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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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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