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워 감독의 '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 2014년)는 게임의 후광을 등에 업은 영화다.
1994년 PC용으로 처음 나온 동명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인 '그란투리스모'와 더불어 자동차 게임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예전 도스 시절 '문라잇 매드니스'와 더불어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되는 PC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묘미는 경주에서 이기면 보상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받을 수 있고, 경찰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통해 아드레날린 지수를 마구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쉽게 타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가격의 슈퍼카를 가상 공간에서나마 마음껏 몰아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는 게임의 이 같은 묘미를 그대로 가져왔다.
코닉세그 아제라, 포드 머스탱, 부가티,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들이 줄줄이 등장해 디트로이트 시내와 미국 곳곳을 누비며 길거리 레이스를 펼친다.
줄거리는 특별할 게 없다.
자동차 경주 중 비겁한 술수를 부린 라이벌에게 주인공이 자동차 경주로 복수하는 내용.
부족한 인물들의 매력을 대신 메워주는 것이 바로 슈퍼카의 존재들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자동차를 빼고 나면 별로 볼 게 없어, 어찌보면 본말이 전도된 작품일 수 있다.
그나마 감독도 유명 스턴트맨의 아들이자 다수의 경력이 있는 스턴트맨이고, 절친인 유명 스턴트맨 집안이 총출동해 촬영한 덕분에 허공을 날고, 차가 뒤집히는 고난이도 액션을 컴퓨터 그래픽 없이 몸으로 모두 재현했다.
마치 한 편의 비디오게임을 보는 듯한 영화는 끝나고 나면 손이 근질거려 자동차 게임을 찾게 만든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즐길 만한 평범한 오락물.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려한 원색이 잘 살아 있는 등 화질이 좋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활용도가 높아서 서라운드 효과가 탁월하다.
무엇보다 낮고 묵직하게 으르렁거리는 엔진음이 일품이다.
부록으로 감독과 주연 배우인 아론 폴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스턴트 연출, 추가 장면, 스턴트맨 소개, 삭제 장면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C에서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조지아주 블루리지에서 실제 영업중인 더 스완 자동차극장에서 촬영. 상영중인 영화는 자동차 추격전으로 유명한 스티브 맥퀸의 '블리트'이다.
배우들이 콘솔용으로 즐기는 게임이 '니드 포 스피드'시리즈의 최신작 '더 라이벌'이다. 테일러 키취, 크리스 헴스워스와 형제인 리암 헴스워스, 브렌튼 스웨이츠, 루크 브레이시도 주연 물망에 올랐다.
감독이 캐롤 쉘비의 팬이어서 주력 자동차를 2014년 포드 머스탱 쉘비 GT-500으로 설정. 스티브 맥퀸도 '블리트'에서 포드 머스탱 시리즈를 탔다.
우리돈으로 18억원 가량하는 스웨덴의 슈퍼카 코닉세그 아제라R. 최고 시속 430km를 웃도는데, 미국에서는 에어백이 안전기준에 불합격해 도로 주행을 할 수 없다.
감독의 아버지는 '브루스 브라더스' 등에 참여한 유명 자동차 스턴트팬 프레드 워다. 프레드 워는 1980년대 35mm 헬멧 카메라와 포고캠이라는 특수 카메라를 개발해 1인칭 운전자 시점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시속 200km 이상 빠른 속도로 달리면 공기가 차체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조금만 부딪쳐도 영화처럼 차가 뒤집힌다. 전복 장면은 들이받는 차와 코닉세그를 푸쉬 암으로 연결한 뒤 차를 밀어내면 임시 설치한 파이프 경사로를 따라 허공으로 떠오르면서 공중제비를 도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촬영을 처음 시도했다..
이 장면은 1973년 네델란드의 F1 자동차 경주에서 실제로 일어난 로저 윌리엄슨의 유명한 충돌사고를 흉내냈다. 윌리엄슨은 불 붙은 차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질식사했다. 이 사고 이후 트랙 주변에 소화 시설을 갖추도록 F1 규칙이 바뀌었다.
디트로이트에서 머스탱이 점프하는 장면은 실제로 4.6m를 날아갔다. 미국에서는 불법 거리 경주를 벌이다가 사고나면 참가자는 물론이고 관람자까지 참여자로 간주돼 처벌받는다.
제작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스캇 워에게 감독을 제안했다. '액트 오브 밸러' 감독인 워는 150편이 넘는 영화에서 스턴트 연기를 했다.
유타주 모압 장면에 1968년형 포드 브롱코도 등장. 외관을 똑같이 흉내낸 레플리카다. 여주인공으로 라일리 코프도 오디션을 봤으나 이모겐 푸츠에게 밀렸다.
헬기로 차를 들어올려 내려 놓는 곳은 새하얀 소금밭으로 유명한 유타주에 위치한 보네빌 소금평원이다.
야경이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 워프. 이 곳에 들릴 때마다 사먹었던 크랩차우더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두툼한 빵을 파내고 담아주는 게살스프는 일품이다.
검은색 람보르기니 세스토 엘레멘토는 전세계에 몇 대 없는 슈퍼카다. 아론 폴은 촬영 전에 드라이빙 스쿨에서 드리프트와 360도 회전 등을 배웠다.
2013년에 나온 '니드 포 스피드 라이벌'은 시리즈의 20번째 타이틀이다. 촬영을 위해 벤츠에 '러시안 암'이라는 장치를 부착해 카메라를 싣고 달리며 촬영.
뒤집히고 부서지는 장면을 찍기 위해 영화 속 슈퍼카들은 모두 외관만 똑같이 만든 가짜 차들이다. 대신 LS3 모터를 장착해 시속 160km 이상 달릴 수 있다.
슈퍼카들이 질주하는 해안가 도로 경주는 샌프란시스코의 멘도시노에서 찍었다. 감독 부친과 친했던 유명 스턴트맨 믹키 길버트 일가가 스턴트를 맡았다.
막판 등장하는 자동차는 포드에서 협찬한 2015년형 머스탱이다. 출시 전 신차여서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비밀리에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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