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스극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1950년대 초반 한창 불던 입체영화 바람을 타고 입체영화를 한 편 기획한다.
그 작품이 바로 '다이얼 M을 돌려라'(Dial M for Murder, 1954년)이다.
그러면서도 히치콕 감독은 입체영화 붐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를 찍는 도중 입체영화 열기가 사그러들었다.
그래서 특수 카메라를 동원해 입체영화로 찍었지만 개봉은 주요 도시 몇 군데서만 입체영화로 하고 나머지들은 일반영화로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2D와 3D를 모두 볼 수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영화의 기본 틀은 추리극이다.
아내의 유산을 노린 남편의 교묘한 살인극이 뜻하지 않은 일과 형사의 집요한 추리로 가면을 벗는 내용.
한 편의 잘 꾸민 추리극이긴 하지만 제한된 공간과 별다른 사건없이 두뇌 플레이에만 의존하다 보니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작품은 원래 1952년 런던에서 초연한 연극을 영화로 옮겼다.
실제로 미국 공연 당시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할 만큼 연극적 구성을 많이 따랐다.
하지만 히치콕 특유의 영상으로 연극과는 또다른 긴장을 유발한다.
45도 경사진 상태로 비스듬히 내려다보며 배우들의 표정을 감춘 채 동작과 몸짓 만으로 잡은 영상은 범죄의 어두운 분위기를 제대로 묘사한다.
또 스타킹과 각종 소도구 등이 은연 중 히치콕의 독특한 성적인 암시 코드로 쓰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여주인공을 맡은 그레이스 켈리다.
당시 무명의 신인이나 마찬가지였던 켈리를 이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발탁한 사람은 히치콕이다.
히치콕은 우아하면서도 성적인 암시를 줄 수 있는 여주인공의 이미지를 켈리에게서 찾았다.
히치콕의 남다른 안목으로 발탁된 켈리는 이 작품 이후 히치콕의 '이창'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명성을 쌓아갔고 모나코 왕비가 됐다.
훗날 대스타가 되는 켈리의 풋풋했던 신인 시절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판권 때문에 말이 많은 피터팬픽쳐스에서 나왔다.
이왕이면 원래 제작사인 워너에서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부록도 없이 본편만 달랑 들어 있다.
3D, 2D 겸용으로 나왔으며 본편을 볼 때 선택할 수 있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의 화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
장면에 따라 화질 편차가 큰 데, 클로즈업은 그런데로 볼 만 하지만 중경 원경의 디테일은 완전히 묻힌다.
지글거림과 링잉도 심하고, 밤 장면 등에서 디테일이 살아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자막이 맞지 않는 점이다.
싱크가 어긋나 자막이 대사보다 약간씩 늦게 나온다.
오자도 더러 보인다.
부자연스런 음향도 문제.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를 너무 키워서 정위감이 완전히 무너진다.
과도한 후방 사운드 때문에 전방 사운드가 제대로 들리지 않다보니 아주 어색해 감상에 지장을 줄 정도.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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