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레슬링을 해 온 사람에게는 사각의 링이 천국이요 무덤이다.
오로지 할 줄 아는게 레슬링 밖에 없으니, 링 위에서는 스타이지만 링 밖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해 결국 링을 벗어날 수 없다.
어디 프로레슬러 뿐이겠는가.
인생이 대부분 그러하다.
싫든 좋든 20년 동안 몸 담았던 일을 떠나서 하루 아침에 다른 일을 잘 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사람들은 모두 링 위에 서있는 레슬러다.
그런 점에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더 레슬러'(The Wrestler, 2008년)는 중년의 인생들을 위한 가슴아픈 송가이다.
내용은 왕년에 스타였으나 지금은 한 물간 전설의 프로레슬러 랜디(미키 루크)가 심장 수술을 받고도 링에 올라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가 링에 오르는 이유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가장 빛나는 곳이 어디인 지 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자신이 쓸모 없다고 느낄 때, 아니 그렇게 되어 간다는 자각이 드는 순간 인생은 참으로 서글프고 쓸쓸할 것이다.
그래서 랜디는 피투성이가 돼가며 온 몸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 보인다.
설령 링 위에서 눈을 감을 지라도, 그에게는 그것이 행복이요 삶의 이유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흔드는 것은 진솔한 이야기와 더불어 미키 루크의 처절한 연기다.
배우로 잘 나가던 미키 루크는 돌연 프로 복서로 전향했다.
9승 2무의 전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의 삶은 망가졌다.
마약에 빠져 아내를 폭행해 이혼했고 권투 시합으로 생긴 상처를 감추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가 부작용으로 얼굴이 망가졌다.
'씬시티'와 이 영화 등을 통해 힘들게 재기한 미키 루크의 연기 속에는 그만큼 실패와 재기를 거듭한 그의 삶이 투영돼 있다.
혼신을 다한 그의 연기를 빛나게 해 준 것은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타이트한 연출이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구성과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핸드헬드 촬영은 마치 위대한 선수의 다큐를 보는 듯 먹먹한 감동을 자아낸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블루레이에 비하면 디테일이 많이 떨어지고 지글거림도 보인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제작과정이 한글 자막과 함께 수록됐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는 레슬러의 등을 비추는 영화다. 즉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가슴아픈 삶의 흔적들을 찾는다. 미키 루크는 실감나는 프로레슬러 연기를 위해 레슬링 선수들에게 훈련을 받고 몇 달 동안 15kg의 근육을 만들었다. 영화 속에 경기 상대로 나온 선수들은 모두 실제 프로레슬러들이다. 그만큼 실제 시합같다. 영화 속에서 스테로이드 등 각종 약물을 파는 인물로 나온 스캇 시걸은 2009년 실제로 약물을 몰래 판매하다가 체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70년대 초반 프로레슬링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나 장영철 선수가 "프로레슬링이 쇼"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되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이후 장영철은 위대한 박치기왕 김일 선수와 원수가 됐으나, 나중에 천규덕씨 인터뷰를 보면 "프로레슬링이 쇼가 아니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아 기정 사실화한 보도가 나왔다고 한다. 프로레슬링이 짜고 치는 고스톱 일지 몰라도 레슬러들의 시합은 처절하다. 면도칼을 숨겨 들어가 링에서 얼굴을 찢고 가시 철조망과 깨진 유리 위에 몸을 날려 온 몸을 실제 피투성이로 만든다. 피투성이 경기는 필라델피아 경기장에서 촬영. 미키 루크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2009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2008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장면은 뉴저지의 애크미 슈퍼마켓에서 촬영. 손님들은 실제 주민들과 배우들이 섞여 있다. 감독은 영화를 찍기 위해 전국을 돌며 소규모 레슬링 시합을 취재했다. 시합에 나온 대부분의 선수들은 왕년에 인기 스타였으나 돈도 없고 보험도 없어 힘겹게 시합을 하며 먹고 살았다. 대부분의 레슬러들은 영화처럼 가족 관계가 순탄치 않고 스트립바 가는 것을 좋아한다. 감독은 스트립퍼에서 레슬러와의 공통점을 찾았다. 모두 가명을 사용해 무대 위에서 환상을 먹고 살며, 나이들면 할 수 없다는 점이 닮았다. 마지막 아야톨라와의 경기는 뉴저지 도버에서 촬영. 이 경기는 2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하나는 미키 루크만 찍고 하나는 경기 전반을 촬영했다. 영화는 열린 결말을 지향한다. 해답은 관객들 스스로의 인생에서 찾으라는 뜻. 영화 속에는 억셉트의 'Balls to The Wall', 건스앤로지즈의 'Sweet Child O'mine' 등 귀에 익은 80년대 메탈 넘버들이 나온다.
오로지 할 줄 아는게 레슬링 밖에 없으니, 링 위에서는 스타이지만 링 밖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해 결국 링을 벗어날 수 없다.
어디 프로레슬러 뿐이겠는가.
인생이 대부분 그러하다.
싫든 좋든 20년 동안 몸 담았던 일을 떠나서 하루 아침에 다른 일을 잘 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사람들은 모두 링 위에 서있는 레슬러다.
그런 점에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더 레슬러'(The Wrestler, 2008년)는 중년의 인생들을 위한 가슴아픈 송가이다.
내용은 왕년에 스타였으나 지금은 한 물간 전설의 프로레슬러 랜디(미키 루크)가 심장 수술을 받고도 링에 올라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가 링에 오르는 이유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가장 빛나는 곳이 어디인 지 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자신이 쓸모 없다고 느낄 때, 아니 그렇게 되어 간다는 자각이 드는 순간 인생은 참으로 서글프고 쓸쓸할 것이다.
그래서 랜디는 피투성이가 돼가며 온 몸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 보인다.
설령 링 위에서 눈을 감을 지라도, 그에게는 그것이 행복이요 삶의 이유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흔드는 것은 진솔한 이야기와 더불어 미키 루크의 처절한 연기다.
배우로 잘 나가던 미키 루크는 돌연 프로 복서로 전향했다.
9승 2무의 전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의 삶은 망가졌다.
마약에 빠져 아내를 폭행해 이혼했고 권투 시합으로 생긴 상처를 감추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가 부작용으로 얼굴이 망가졌다.
'씬시티'와 이 영화 등을 통해 힘들게 재기한 미키 루크의 연기 속에는 그만큼 실패와 재기를 거듭한 그의 삶이 투영돼 있다.
혼신을 다한 그의 연기를 빛나게 해 준 것은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타이트한 연출이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한 구성과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핸드헬드 촬영은 마치 위대한 선수의 다큐를 보는 듯 먹먹한 감동을 자아낸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의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블루레이에 비하면 디테일이 많이 떨어지고 지글거림도 보인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제작과정이 한글 자막과 함께 수록됐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는 레슬러의 등을 비추는 영화다. 즉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가슴아픈 삶의 흔적들을 찾는다. 미키 루크는 실감나는 프로레슬러 연기를 위해 레슬링 선수들에게 훈련을 받고 몇 달 동안 15kg의 근육을 만들었다. 영화 속에 경기 상대로 나온 선수들은 모두 실제 프로레슬러들이다. 그만큼 실제 시합같다. 영화 속에서 스테로이드 등 각종 약물을 파는 인물로 나온 스캇 시걸은 2009년 실제로 약물을 몰래 판매하다가 체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70년대 초반 프로레슬링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나 장영철 선수가 "프로레슬링이 쇼"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되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이후 장영철은 위대한 박치기왕 김일 선수와 원수가 됐으나, 나중에 천규덕씨 인터뷰를 보면 "프로레슬링이 쇼가 아니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아 기정 사실화한 보도가 나왔다고 한다. 프로레슬링이 짜고 치는 고스톱 일지 몰라도 레슬러들의 시합은 처절하다. 면도칼을 숨겨 들어가 링에서 얼굴을 찢고 가시 철조망과 깨진 유리 위에 몸을 날려 온 몸을 실제 피투성이로 만든다. 피투성이 경기는 필라델피아 경기장에서 촬영. 미키 루크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2009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2008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장면은 뉴저지의 애크미 슈퍼마켓에서 촬영. 손님들은 실제 주민들과 배우들이 섞여 있다. 감독은 영화를 찍기 위해 전국을 돌며 소규모 레슬링 시합을 취재했다. 시합에 나온 대부분의 선수들은 왕년에 인기 스타였으나 돈도 없고 보험도 없어 힘겹게 시합을 하며 먹고 살았다. 대부분의 레슬러들은 영화처럼 가족 관계가 순탄치 않고 스트립바 가는 것을 좋아한다. 감독은 스트립퍼에서 레슬러와의 공통점을 찾았다. 모두 가명을 사용해 무대 위에서 환상을 먹고 살며, 나이들면 할 수 없다는 점이 닮았다. 마지막 아야톨라와의 경기는 뉴저지 도버에서 촬영. 이 경기는 2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하나는 미키 루크만 찍고 하나는 경기 전반을 촬영했다. 영화는 열린 결말을 지향한다. 해답은 관객들 스스로의 인생에서 찾으라는 뜻. 영화 속에는 억셉트의 'Balls to The Wall', 건스앤로지즈의 'Sweet Child O'mine' 등 귀에 익은 80년대 메탈 넘버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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