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은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기대감을 불어넣는 이름이다.
그런데 그도 이제 70이 넘었다.
여전히 그림 실력과 감성은 청춘이지만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법, 그가 공들여 세운 지브리스튜디오의 미래가 걱정스러울 만 하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는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선보인 데뷔작' 게드전기'가 제대로 실패하는 바람에 걱정이 더 커진 모양이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아버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감독은 아들이 했지만 하야오도 원작 선정과 음악 선곡 등에 참여했고, 포스터를 직접 그렸다.
그만큼 이 작품은 부자의 감성이 함께 녹아 있는 작품이다.
내용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둔 1963년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소년 소녀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내용.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제작한 만큼 이야기에 사춘기적 감성이 충만하다.
그렇다고 닭살돋는 사랑 이야기로 점철된 게 아니라, 일본의 과거와 지금의 시대상이 녹아 있다.
우리도 88올림픽을 치렀지만 예전에는 올림픽을 치르면 이를 기점으로 경제가 한단계 발전했다.
각종 인프라를 정비하고 건설 경기 붐을 이루며 일자리도 늘기 때문.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둔 63년 일본도 마찬가지.
한국전쟁 특수로 돈을 번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공업 건설 전자 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이 살아나며 본격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이 작품에는 그런 시대적 배경이 녹아 있다.
즉, 장기 경기침체 속에 허덕이며 과거 성장기를 그리워하는 일본인들의 향수를 담은 작품이다.
경제 성장을 꿈꾸며 희망에 찼던 그 시대를 돌아보며 더 이상 고개숙이지 말고 힘내라고 다독인다.
그런 점에서 향수와 격려를 동시에 담았다.
아마도 60년대 청춘을 보낸 하야오와 침체기에 청춘을 보낸 고로 두 부자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게드 전기'를 잊어도 좋을 만큼 잘 만들었다.
하야오의 힘이 큰 보탬이 됐겠지만, 고로 감독도 자신감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는 지브리 특유의 손그림이 살아 있다.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다룬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득하다.
결코 매끈한 CG애니메이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손그림의 따뜻함이다.
여기에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들이 영화를 지배하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서를 자극한다.
1960, 70년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이 쓰였는데, 편안하고 푸근하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선명한 색감으로 즐길 수 있도록 블루레이 타이틀로 나왔으면 좋겠다.
음향은 DTS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전편 콘티와 예고편이 들어 있다.
부록이 별게 없으니 굳이 2디스크로 만들 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1980년대 일본 고단샤가 발행한 만화잡지 나카요시에 연재된 다카하시 지즈루와 사야마 데쓰로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하야오 감독은 순정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매일 아침 소녀가 코쿠리코언덕에 올리는 수기 신호용 깃발은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는 뜻. 아침식사를 준비할 때 나오는 노래인 '아침밥의 노래'는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작사했다. 등사기의 추억. 철필로 원고를 써서 넘기면 등사판에 대고 잉크를 묻힌 롤러를 굴려 등사했다. 예전 학교 시험지들은 대부분 저렇게 만들었고 대학가 유인물도 마찬가지 과정을 밟았다. 1960년대 흑백TV의 추억. 1970년대 금성사 등 우리나라에서 팔던 흑백TV도 저렇게 다리가 달리고 좌우 미닫이 문이 브라운관 앞에 달려 있었다. 당시 TV값은 쌀 한가마니 정도로 굉장히 비쌌다. 주제가로 쓰인 '이별의 노래' 원곡은 1976년 모리야마 료코가 불렀다. 이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안했고,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테시마 아오이를 가수로 추천해 이 영화의 주제가로 다시 불렀다. 삽입곡 '위를 향해 걷자'는 1960년대 큰 인기를 끈 사카모토 큐의 노래다. 하야오 감독은 "모두가 고개를 숙인 시대에 위를 보고 걷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 1960, 70년대 서울 시내에도 삼륜차가 곧잘 돌아다녔다. 오토바이처럼 앞바퀴가 하나였던 삼륜차는 주로 두부판매나 화물운송 등에 곧잘 쓰였던 기억이 난다. 영화 속 시대인 1963년, 미야자키 하야오는 만화영화를 많이 만들었던 토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했다.
그런데 그도 이제 70이 넘었다.
여전히 그림 실력과 감성은 청춘이지만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 법, 그가 공들여 세운 지브리스튜디오의 미래가 걱정스러울 만 하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는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선보인 데뷔작' 게드전기'가 제대로 실패하는 바람에 걱정이 더 커진 모양이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아버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감독은 아들이 했지만 하야오도 원작 선정과 음악 선곡 등에 참여했고, 포스터를 직접 그렸다.
그만큼 이 작품은 부자의 감성이 함께 녹아 있는 작품이다.
내용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둔 1963년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소년 소녀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내용.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제작한 만큼 이야기에 사춘기적 감성이 충만하다.
그렇다고 닭살돋는 사랑 이야기로 점철된 게 아니라, 일본의 과거와 지금의 시대상이 녹아 있다.
우리도 88올림픽을 치렀지만 예전에는 올림픽을 치르면 이를 기점으로 경제가 한단계 발전했다.
각종 인프라를 정비하고 건설 경기 붐을 이루며 일자리도 늘기 때문.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둔 63년 일본도 마찬가지.
한국전쟁 특수로 돈을 번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공업 건설 전자 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이 살아나며 본격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이 작품에는 그런 시대적 배경이 녹아 있다.
즉, 장기 경기침체 속에 허덕이며 과거 성장기를 그리워하는 일본인들의 향수를 담은 작품이다.
경제 성장을 꿈꾸며 희망에 찼던 그 시대를 돌아보며 더 이상 고개숙이지 말고 힘내라고 다독인다.
그런 점에서 향수와 격려를 동시에 담았다.
아마도 60년대 청춘을 보낸 하야오와 침체기에 청춘을 보낸 고로 두 부자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게드 전기'를 잊어도 좋을 만큼 잘 만들었다.
하야오의 힘이 큰 보탬이 됐겠지만, 고로 감독도 자신감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는 지브리 특유의 손그림이 살아 있다.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다룬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득하다.
결코 매끈한 CG애니메이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손그림의 따뜻함이다.
여기에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들이 영화를 지배하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서를 자극한다.
1960, 70년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이 쓰였는데, 편안하고 푸근하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선명한 색감으로 즐길 수 있도록 블루레이 타이틀로 나왔으면 좋겠다.
음향은 DTS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전편 콘티와 예고편이 들어 있다.
부록이 별게 없으니 굳이 2디스크로 만들 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1980년대 일본 고단샤가 발행한 만화잡지 나카요시에 연재된 다카하시 지즈루와 사야마 데쓰로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하야오 감독은 순정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매일 아침 소녀가 코쿠리코언덕에 올리는 수기 신호용 깃발은 '안전한 항해를 기원한다'는 뜻. 아침식사를 준비할 때 나오는 노래인 '아침밥의 노래'는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작사했다. 등사기의 추억. 철필로 원고를 써서 넘기면 등사판에 대고 잉크를 묻힌 롤러를 굴려 등사했다. 예전 학교 시험지들은 대부분 저렇게 만들었고 대학가 유인물도 마찬가지 과정을 밟았다. 1960년대 흑백TV의 추억. 1970년대 금성사 등 우리나라에서 팔던 흑백TV도 저렇게 다리가 달리고 좌우 미닫이 문이 브라운관 앞에 달려 있었다. 당시 TV값은 쌀 한가마니 정도로 굉장히 비쌌다. 주제가로 쓰인 '이별의 노래' 원곡은 1976년 모리야마 료코가 불렀다. 이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제안했고,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테시마 아오이를 가수로 추천해 이 영화의 주제가로 다시 불렀다. 삽입곡 '위를 향해 걷자'는 1960년대 큰 인기를 끈 사카모토 큐의 노래다. 하야오 감독은 "모두가 고개를 숙인 시대에 위를 보고 걷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 1960, 70년대 서울 시내에도 삼륜차가 곧잘 돌아다녔다. 오토바이처럼 앞바퀴가 하나였던 삼륜차는 주로 두부판매나 화물운송 등에 곧잘 쓰였던 기억이 난다. 영화 속 시대인 1963년, 미야자키 하야오는 만화영화를 많이 만들었던 토에이 애니메이션에 입사했다.
제작진은 당시 요코하마 풍경을 섬세한 그림으로 재현했다. 심지어 당시 학생들 도시락 반찬까지 조사했을 정도로 꼼꼼한 취재를 했다.
고로의 작품은 게드전기도 그렇지만 색이 '걸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만큼 진하다. 하야오의 작품이 수채화에 가까운 색의 농담을 보였다면 고로의 작품은 유화에 근접한 진한 색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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