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젊음이 너희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2012년)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대사다.
나이 지긋한 노시인이 여고생을 만나 벌어지는 일 때문에 설레임과 슬픔을 느끼는 내용이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 그래서 삶에서 얻고 잃어버리는게 무엇인 지, 다시 못올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 그리고 아직도 가슴속 깊이 불씨처럼 타오르는 사랑을 간직한 노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결코 쉽지 않은 미묘한 감정의 올을 한가닥 한가닥 정성들여 묘사한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이 빛났다.
여기에 70대 노인 분장을 한 박해일, 스승과 예술적 갈등을 겪는 제자로 분한 김무일, 17세 여고생을 연기한 김고은 등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여고생에게 사랑을 느끼는 노인의 이야기를 추하지 않고 애잔하고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영화는 훌륭하게 영상화했다.
그만큼 박범신의 원작 소설도 좋았지만 정 감독의 연출과 김태경 촬영감독의 보석같은 영상이 더해져 한 편의 시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야기나 연출, 연기 어느 하나 흠 잡을데 없이 뛰어난 작품이다.
영화 덕분에 원작이 읽고 싶어졌다.
사족을 붙인다면, 만약 박해일이 아닌 이경영이 노시인 역할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거의 불미스런 일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우수어린 이경영의 음성과 표정이 잘 어울렸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아서 영화보는 맛이 난다.
안개 자욱히 깔린 우포 늪과 풀잎에 올올이 맺힌 이슬을 그림같이 표현한 영상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간헐적으로 서라운드 효과가 나타난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 음성해설, 촬영감독 등 제작진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인터뷰 등 풍성한 내용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버튼이 붙은 사진은 버튼을 누르시면 예고편 등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미세한 떨림같은 이 영화는 어찌보면 블라디미르 나브코프의 소설 '로리타'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단순 어린 소녀에 대한 육체적 집착과는 거리가 있다. 무대가 된 노시인의 집은 부암동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마침 주인이 거주하지 않아 빌려서 촬영. 촬영은 아리 알렉사 디지털카메라로 촬영. 알렉사는 붉은 기를 누르고 피부를 창백하게 표현해 영화와 잘 어울렸기 때문. 박해일은 노인 분장에 6시간 이상 걸렸단다. 정 감독은 숱한 오디션을 거치고도 은교 역을 정하지 못하다가 김고은을 만나보고 낙점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3학년생이다. 그가 앉은 의자는 원래 임산부용 의자란다. 영화는 노시인의 사랑과 순정, 돌아오지 않는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 등을 담았다. 누워 있는 사람 사이나 옷 속 가슴에 새긴 헤나 등은 잠망경 원리를 이용한 레볼루션 렌즈로 촬영. 여러 장면에서 들고 찍기로 촬영. 상상 장면에서는 필터를 사용하고 의도적으로 과노출을 통해 화이트피크를 높여 하얗게 날아가도록 했다. 김고은이 헤어누드를 마다않고 촬영. 초반 박해일의 성기 노출 누드는 대역의 몸과 박해일의 얼굴을 합성했다. 안개 자욱한 아침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이 장면은 우포늪에서 촬영. 박해일은 글씨가 예쁘지 않아 다른 사람이 원고지 글씨 등을 대필했다. 엔딩 등 일부 장면에서는 가까운 피사체와 먼 피사체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심도분리 필터를 사용. 스승과 제자, 여고생이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며 긴장이 흐른다. 꿈의 오디오인 매킨토시 앰프가 보인다. 의외로 강도 높은 정사씬이 나온다. 이를 엿보는 노교수의 감정이 이입돼 정사 장면이 참으로 비감하다. 김무열은 자동차 사고 장면을 직접 운전하며 촬영하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자동차 충돌 장면은 차내에 캐논 5D 마크2를 설치해 촬영. 마치 훔쳐보는 듯한 탐미적 시선의 카메라 앵글이 아름다우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정지우 감독이 데뷔작 '해피엔드' 이후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내놨다.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2012년)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대사다.
나이 지긋한 노시인이 여고생을 만나 벌어지는 일 때문에 설레임과 슬픔을 느끼는 내용이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 그래서 삶에서 얻고 잃어버리는게 무엇인 지, 다시 못올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 그리고 아직도 가슴속 깊이 불씨처럼 타오르는 사랑을 간직한 노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결코 쉽지 않은 미묘한 감정의 올을 한가닥 한가닥 정성들여 묘사한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이 빛났다.
여기에 70대 노인 분장을 한 박해일, 스승과 예술적 갈등을 겪는 제자로 분한 김무일, 17세 여고생을 연기한 김고은 등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다.
여고생에게 사랑을 느끼는 노인의 이야기를 추하지 않고 애잔하고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영화는 훌륭하게 영상화했다.
그만큼 박범신의 원작 소설도 좋았지만 정 감독의 연출과 김태경 촬영감독의 보석같은 영상이 더해져 한 편의 시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야기나 연출, 연기 어느 하나 흠 잡을데 없이 뛰어난 작품이다.
영화 덕분에 원작이 읽고 싶어졌다.
사족을 붙인다면, 만약 박해일이 아닌 이경영이 노시인 역할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거의 불미스런 일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우수어린 이경영의 음성과 표정이 잘 어울렸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아서 영화보는 맛이 난다.
안개 자욱히 깔린 우포 늪과 풀잎에 올올이 맺힌 이슬을 그림같이 표현한 영상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간헐적으로 서라운드 효과가 나타난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 음성해설, 촬영감독 등 제작진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인터뷰 등 풍성한 내용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버튼이 붙은 사진은 버튼을 누르시면 예고편 등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미세한 떨림같은 이 영화는 어찌보면 블라디미르 나브코프의 소설 '로리타'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단순 어린 소녀에 대한 육체적 집착과는 거리가 있다. 무대가 된 노시인의 집은 부암동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마침 주인이 거주하지 않아 빌려서 촬영. 촬영은 아리 알렉사 디지털카메라로 촬영. 알렉사는 붉은 기를 누르고 피부를 창백하게 표현해 영화와 잘 어울렸기 때문. 박해일은 노인 분장에 6시간 이상 걸렸단다. 정 감독은 숱한 오디션을 거치고도 은교 역을 정하지 못하다가 김고은을 만나보고 낙점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3학년생이다. 그가 앉은 의자는 원래 임산부용 의자란다. 영화는 노시인의 사랑과 순정, 돌아오지 않는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 등을 담았다. 누워 있는 사람 사이나 옷 속 가슴에 새긴 헤나 등은 잠망경 원리를 이용한 레볼루션 렌즈로 촬영. 여러 장면에서 들고 찍기로 촬영. 상상 장면에서는 필터를 사용하고 의도적으로 과노출을 통해 화이트피크를 높여 하얗게 날아가도록 했다. 김고은이 헤어누드를 마다않고 촬영. 초반 박해일의 성기 노출 누드는 대역의 몸과 박해일의 얼굴을 합성했다. 안개 자욱한 아침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이 장면은 우포늪에서 촬영. 박해일은 글씨가 예쁘지 않아 다른 사람이 원고지 글씨 등을 대필했다. 엔딩 등 일부 장면에서는 가까운 피사체와 먼 피사체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심도분리 필터를 사용. 스승과 제자, 여고생이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며 긴장이 흐른다. 꿈의 오디오인 매킨토시 앰프가 보인다. 의외로 강도 높은 정사씬이 나온다. 이를 엿보는 노교수의 감정이 이입돼 정사 장면이 참으로 비감하다. 김무열은 자동차 사고 장면을 직접 운전하며 촬영하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자동차 충돌 장면은 차내에 캐논 5D 마크2를 설치해 촬영. 마치 훔쳐보는 듯한 탐미적 시선의 카메라 앵글이 아름다우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정지우 감독이 데뷔작 '해피엔드' 이후 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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