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드림걸즈(블루레이)

울프팩 2021. 6. 10. 04:39

1980년대 아이돌이었던 브룩 실즈(Brooke Shields)가 주연한 영화 '끝없는 사랑'은 정작 영화보다 주제가 'Endless Love'가 더 유명했다.
이 노래를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와 함께 부른 가수가 바로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다.

빌 콘돈(Bill Condon) 감독의 '드림걸즈'(Dreamgirls, 2006년)는 다이애나 로스가 몸담았던 여성 팝 트리오 슈프림스(Supremes)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뮤지컬 영화다.
슈프림즈는 영화처럼 프로복서 출신의 프로듀서인 베리 고디 주니어(Berry Gordy Jr)가 1960년대에 멤버들을 발굴해 전격 결성한 그룹.

작곡도 했던 베리 고디 주니어는 흑인 음악의 산실이었던 미국의 유명한 음반사 모타운(Motown) 레코드의 설립자다.
모타운은 슈프림스뿐 아니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템테이션즈(Temptations), 마빈 게이(Marvin Gaye) 등 기라성 같은 흑인 스타들을 키워낸 곳이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형제들로 구성된 잭슨 파이브(Jackson 5)도 모타운에서 성장했다.
슈프림스의 핵이었던 로스는 당시 고교생이었다.

슈프림스는 1964년 발표한 'Where Did Our Love Go'가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끈다.
그러나 다이애나 로스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그룹 이름을 다이애너 로스 & 더 슈프림즈로 바꿨다.

결국 로스는 1970년에 그룹을 탈퇴해 솔로로 나섰고, 슈프림즈는 진 테렐을 영입해 1977년까지 활동하다가 해산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기획자인 마이클 베넷과 밥 포시(Bob Fosse)는 이들의 이야기를 1981년에 뮤지컬로 만들어 공전의 히트를 치고, 1982년에 무려 6개 부문의 토니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뮤지컬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래와 음악, 춤을 적절히 섞어 뮤지컬 스타일로 만들었다.

여기에 극적인 재미를 위해 멤버들의 갈등과 화해 에피소드들이 더해졌고 성공을 위해 비열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 프로듀서의 음모가 양념처럼 얹혔다.
또 뮤지컬 작곡자인 헨리 크리거가 만든 'Listen' 등 뮤지컬에 없는 4곡의 노래가 새로 추가됐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노래.
가수 비욘세(Beyonce)는 물론이고 에디 머피(Eddie Murphy), 제이미 폭스(Jamie Foxx) 등 배우들이 훌륭한 노래 솜씨를 선보였다.

특히 갈등의 원인인 에피 화이트를 연기한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압권이다.
그가 후반부에 느린 박자로 열창하는 'One Night Only'를 들어보면 드림걸스의 디스코 버전보다 훨씬 호소력 있고 절절하다.

전체적으로 쇼비즈니스의 냉혹한 세계를 다양한 춤과 노래로 풀어 지루하지 않게 끌어간 점이 돋보인다.
그만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노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성공하기 힘든 작품이었다.

최근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극장판과 내용이 약간 늘어난 감독판이 함께 수록됐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화려한 쇼비즈니스를 다룬 영화답게 색감이 다채로운 점이 특징인데 강렬한 색감을 제대로 묘사했다.
배우들의 윤기 나는 피부톤이 잘 살아있고 윤곽선도 깔끔하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니퍼 허드슨의 오디션 영상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원작 뮤지컬의 안무와 연출을 맡은 마이클 베넷은 이 작품으로 7번째 토니상을 수상. 1987년 44세 나이에 에이즈로 사망한 그는 이 작품을 유작으로 남겼다.
원작의 모태가 된 슈프림스는 4명으로 출발했다가 3명으로 줄었다.
뮤지컬과 달리 클로즈업, 부감, 패닝 등 다양한 영상을 구사할 수 있는 점이 영화의 매력. 촬영은 토비어스 스크라이슬러가 맡았다. 그는 미식축구를 소재로 다룬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에서 역동적인 카메라로 주목을 받았다.
'Listen', 'Love you I do', 'Patience', 'Perfect World' 등 뮤지컬에 없는 4곡이 영화에 새로 들어갔다.
드림걸즈의 노래를 로리 오 말리가 감미롭게 바꿔 부른 'Cadillac Car'도 좋다.
제작진은 모타운 레코드사를 의미하는 레인보우 레코드사로 나온 캐딜락 대리점을 2개월 동안 만들었다.
에디 머피의 변신도 화제. 그가 이처럼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비욘세가 맡았던 디나 존스는 슈프림스의 다이애너 로스를 모델로 했다. 비욘세는 이 역할을 맡기 위해 오디션을 봤다.
냉정한 프로듀서 역할을 맡은 제이미 폭스는 이미 '레이'에서 입증한 훌륭한 노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드림걸즈의 모델인 슈프림스는 1964년 'Where Did Our Love Go'를 빌보드 1위에 올려 놓은 뒤 5년간 11곡이나 1위를 차지했다.
제작진은 LA의 알렉산드리아 호텔을 1960, 70년대 쇼 무대로 바꿔놓고 촬영했다.
영화는 두 번의 갈등과 긴장해소라는 과정을 거친다. 에피 화이트의 탈퇴와 프로듀서의 음모가 드러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에피 화이트의 재기와 프로듀서를 벗어나 멤버들이 재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이를 해소한다.
다이애나 로스의 프로필로 유명한 사진을 그대로 흉내냈다.
이 작품의 히로인은 단연 눈에 띄는 제니퍼 허드슨이다. 첫 영화 출연인 이 작품을 통해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다.
잭슨 파이브를 암시하는 밴드도 등장. 다이애나 로스는 잭슨 파이브 시절의 꼬마인 마이클 잭슨을 몹시 아껴서 공연의 오프닝 무대에 세우기도 했다.
이 작품은 여러 부분에 연극무대 같은 조명이 사용됐다. 한 부분에 집중하는 식의 조명을 통해 무대 같은 효과를 연출.
화려한 의상은 '레이'의 의상을 맡은 새런 데이비스 작품이다. 1960년대 가수로 활동한 그는 자신이 입었던 무대 의상까지 제공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음반점을 했던 베리 고디는 1959년에 저금과 사람들에게서 빌린 800달러로 모타운 레코드사를 만들었다.
화려한 색감과 더불어 주목해야 할 부분이 무대 조명이다. 줄스 피셔와 페기 아이젠하워가 맡은 무대 조명은 숨 가쁘게 변하는 역동적 색감을 통해 영화에 화려함을 더했다. 특히 이 장면 전후에 쏟아져 내리는 조명은 마치 비가 내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베리 고디는 모타운 설립 전에 생계를 위해 권투선수와 자동차 정비사를 하며 틈틈히 작곡을 했다. 그가 만든 모타운 레코드는 흑인 음악을 전세계에 유행시켰다.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엔딩 타이틀. 빌 콘돈은 실사판 영화 '미녀와 야수' '브레이킹 던'을 연출했고 '시카고'와 '위대한 쇼맨'의 각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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