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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엽문3(블루레이)

울프팩 2021. 5. 29. 21:42

엽위신 감독의 '엽문 3'(Ip Man 3, 2015년)가 눈길을 끈 것은 마이크 타이슨의 등장 때문이었다.

전 세계 헤비급 통합 챔피언을 지낸 유명한 권투 선수이자 악동인 마이크 타이슨(Mike Tyson)이 이 작품에서 악역으로 등장해 엽문을 연기한 견자단과 대결을 펼친다.

 

마이크 타이슨이 영화, 그것도 중국 무술영화에 나올 줄 몰랐기에 그의 출연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기대만큼 그는 이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역할 자체가 비중이 높지 않아서 그렇기도 했지만 엽문의 쿵후를 부각해야 하는 영화 특성상 그의 핵주먹의 위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은 느낌이다.

오히려 엽문보다는 그의 영춘권의 정통성을 놓고 다투는 장천지 역할의 장진이 두드러졌다.

 

영화의 내용은 홍콩에서 자리를 잡은 엽문이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성공한 사람들이 그렇듯 이름을 얻으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바람에 가족들과 본의 아니게 소원해진다.

 

여기에 아내 장영성(슝다이린)은 병까지 걸려 엽문에 대한 원망이 깊어간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다져가며 가족까지 돌봐야 하는 엽문의 고뇌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엽위신 감독은 이를 한마디로 '엽문의 인간관계를 다룬 작품'이라고 압축했다.

엽문의 인간관계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는다.

 

안으로는 아내와 사이가 멀어지고 밖으로는 영춘권을 배운 또 다른 무도인으로부터 도전이다.

인력거를 끌며 영춘권을 연마한 장천지는 영화 '록키' 시리즈에서 록키가 되기를 열망하며 수련하는 숱한 도전자들을 연상시킨다.

 

장천지 또한 엽문의 위치와 명성을 노리고 그에게 도전을 한다.

엽문과 장천지의 대결을 영춘권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엽문을 연기한 견자단은 이 장면에서 영춘권 고유의 무기 활용을 보여준다.

그는 기다란 봉인 육점반곤과 특이한 단검인 팔참도를 들고 나와 장천지와 불꽃 튀는 싸움을 벌인다.

 

기존 1,2편의 손기술에 식상했다면 이 작품에서 영춘권의 새로운 모습을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짧게 자주 끊어치는 영춘권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장면도 등장한다.

 

엽문이 좁은 승강기 안에서 아내를 보호하며 무에타이를 구사하는 자객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영춘권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원래 영춘권은 남성에 비해 힘이 부족한 여성도 속도와 간격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개발된 무술이다.

 

엽문은 좁은 승강기에서 무에타이 자객을 두드리며 영춘권의 장점을 웅변하듯 드러냈다.

장천지와 벌이는 도장 대결만큼이나 인상적이다.

 

시리즈 전체가 기존 쿵후 영화의 대결구도와 '록키' 시리즈의 도전 양태를 반복적으로 보여주지만 그 안에서 영춘권의 특징들을 계속 다르게 보여주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 역시 전작들과 같으면서도 다르게 보이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엽문의 실제 이야기하고는 거리가 있는 만큼 극적으로 지나치게 과장된 이야기를 모두 믿을 필요는 없다.

엽문의 아들 엽정과 엽준이 무술 자문을 맡았다고는 하지만 그들보다는 원화평 무술감독의 액션 설계가 더 돋보인다.

 

홍금보가 연출한 전작들과 달리 원화평의 액션은 속도가 더 부각돼 싸움 장면이 잠시도 눈 돌릴 틈 없이 긴장감 있게 몰아친다.

그만큼 화려하고 요란해 보이는 특징이 있어 정통 쿵후 영화보다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하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부드러운 빛을 잘 살려 차분한 색감을 강조했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액션 영화치고 그다지 요란하지 않다.

그래도 둔중한 타격음과 칼과 칼이 맞부딪칠 때 이가 시린 금속성 소리 등 효과음이 괜찮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감독 인터뷰, 배우들 인터뷰, 액션 촬영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소룡이 엽문에게 무술을 배우러 온 장면부터 시작한다. 견자단은 이소룡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엽위신 감독은 2편 이후 6년 만에 3편을 내놓았다.
학교 부지를 빼앗으려는 깡패들과 이를 막으려는 엽문의 1 대 다수 싸움이 여러 번 나온다.
마이크 타이슨이 엽문과 대결하는 악당으로 등장. 소림사에서 수련한 타이슨의 친구가 엽문 시리즈를 타이슨에게 소개했다. 그 친구는 견자단의 어머니하고도 쿵후를 수련했다고 한다.
장진이 연기한 장천지는 허구의 인물이다. 장진은 '라이즈 오브 더 레전드: 황비홍'에 출연했다.
슝다이린이 암에 걸려 죽어가는 엽문의 아내 장영성을 연기.
이 작품에서는 영춘권을 위한 무기가 등장한다. 약 3미터 가까운 길이의 봉 무기인 육점반곤을 들고 대결하는 장면.
팔참도는 양 손에 갈라쥘 수 있는 단검이다. 서양에서는 영어 제목 때문에 견자단을 IP맨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막판 이소룡의 절권도에서도 위력적인 기술로 등장하는 1인치 펀치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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