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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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덜리스 (블루레이)

울프팩 2017. 10. 17. 16:30

영화 '러덜리스'(Rudderless, 2014년)는 노래를 부른 가수보다 사연이 더 관심을 끄는 영화다.

보통 음악영화라면 관련 음악가의 삶이나 성공과 실패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이다.

 

이 영화 또한 러덜리스라는 밴드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과정을 담았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밴드의 성공이 아닌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 초점을 맞췄다.

잘 나가던 광고기획자였던 샘은 어느날 뜻밖의 사고로 아들을 잃는다.

 

그때부터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폐인처럼 지내던 샘은 아들이 남긴 자작곡들을 듣고 우연히 술집에서 노래를 불렀다가 일약 스타가 됐다.

뜻하지 않게 중년의 나이에 젊은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한 샘은 아들의 노래로 새로운 삶을 맞는다.

 

하지만 노래에 얽힌 비밀이 드러나면서 밴드는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된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노래에 얽힌 사연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비밀의 열쇠다.

 

이를 감독은 흥미로운 구성을 통해 매끄럽게 풀어갔다.

전반부는 샘이 밴드를 만들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과정을 다뤘고, 후반부는 노래를 만든 아들에 대한 비밀을 다뤘다.

 

이 비밀은 영화의 놀라운 반전이면서 동시에 보는 사람에게는 풀기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과연 주인공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는 청자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실 누구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숙제다.

 

놀라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어간 감독은 배우로 널리 알려진 윌리엄 H 메이시다.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윌리엄 메이시는 코엔 형제의 영화 '파고'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만든 어수룩한 주인공 역할을 한 사내다.

직접 출연까지 한 그에게 훌륭한 감독의 재능이 있다는 것은 이 영화를 보고서 알게 됐다.

 

그는 비밀을 교묘히 감추었다가 반전의 효과를 노려 은연 중 사람들이 알게 해 충격을 준다.

그만큼 이야기 구성과 편집이 치밀하게 이뤄졌다.

 

음악영화인 만큼 노래 또한 중요한 축이다.

극 중 흘러나오는 여러 곡들은 러덜리스라는 밴드와 잘 어울리고 영화의 깊은 사연하고도 잘 맞는다.

 

특히 샘 역할을 맡은 빌리 크루덥이 노래의 맛을 잘 살렸다.

직접 노래까지 부르고 기타를 연주한 빌리 크루덥은 영화 '올모스트 페이모스'에서 그루피를 울렸던 록커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왕년의 노래와 연주 실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보여줬다.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배우는 바로 안톤 옐친이다.

 

지난해 비운의 사고로 27세라는 나이에 세상을 등진 그의 모습을 이 작품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옐친은 러덜리스라는 밴드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맡아 몰입도 높은 연기와 함께 훌륭한 노래 실력을 과시했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깔끔하다.

자연스런 색감과 잡티없는 말끔한 영상으로 블루레이 보는 맛을 잘 살렸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밴드가 클럽에서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각 채널을 울리는 다양한 사운드 덕분에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부록으로 김세윤 배순탁 작가의 음성해설이 들어 있고 한글자막을 지원하는 감독과 배우 인터뷰, 뮤직비디오 등을 제공한다.

인터뷰는 모두 HD 영상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기타치며 노래를 부른 빌리 크루덥.

주인공의 아내로 등장한 펠리시티 호프만은 감독인 윌리엄 메이시의 부인이다.

가수 겸 배우인 미국판 '아이유' 셀레나 고메즈도 아들의 애인 역으로 출연.

방송리포터로 출연한 배우는 한국계인 제이미 청. 한국명이 정지린인 그는 '빅 히어로' '씬시티2' '써커펀치' 등에 출연.

극 중 술집 주인역으로 출연하기도 한 감독 윌리엄 메이시.

한때 더 햄머헤드라는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 안톤 옐친이 기타리스트로 출연. 그는 지난해 6월 집앞에서 세워놓은 자신의 승용차가 뒤로 미끄러지는 바람에 치여서 숨졌다. 나중에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사고 차량인 지프 그랜드체로키의 기어상태 알림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리콜을 실시했다.

가수 호란이 노래 가사 번역에 함께 참여했다고 한다.

드러머 라이언 딘과 베이시스트 벤 크웰러는 실제 음악가들이다. 특히 옐친의 권유로 출연한 라이언 딘은 옐친과 더 해머헤드 밴드에서 함께 활동했다.

영화 제목인 러덜리스는 키를 잃어버려 방향 조종이 어려운 배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흔들리는 인생을 의미한다.

호수를 포함해 영화 대부분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촬영.

엔딩에 흐르는 곡의 제목은 'sing along'.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러덜리스 (A타입 1,050장 넘버링 한정판) : 블루레이
러덜리스 (B타입 1,050장 넘버링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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