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옹박'이 태국의 전통 무술 무에타이를 전세계에 알렸다면 가렛 에반스(Gareth Evans) 감독의 '레이드'(The Raid: Redemption, 2011년)는 실랏이라는 낯선 무술을 전세계에 알렸다.
실랏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로,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악당의 소굴로 들어가 혼자서 10여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할 때 사용한 무술이다.
영국 웨일스 출신인 에반스 감독은 영국에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일본계 인도네시아 인이었던 아내의 주선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실랏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실랏을 알게 됐다.
원체 이소룡 이연걸 성룡 등 홍콩 영화 팬이었던 에반스 감독은 물 흐르듯 유연한 실랏의 동작에 매료돼 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를 구상했다.
원래는 이 영화의 속편 격인 '레이드2'를 먼저 구상했으나 제작비를 마련하기 힘들어 가볍게 이 작품을 먼저 만들었는데, 소위 '대박'이 났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으며 이 영화는 실랏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옹박'과 흡사하다.
우선 '옹박'이 토니 자 라는 무에타이 배우를 스타로 만들었다면 이 작품은 이코 우웨이스(Iko Uwais)라는 낯선 얼굴을 세상에 알렸다.
이코는 5세때부터 실랏을 배워 2005년 펜칵 실랏 축제에서 최고 무예상을 받은 실랏 고수다.
작품 속에서 펄펄 나는 모습을 보면 그의 무술실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악당으로 나온 아얀 루히안이다.
이 작품의 무술감독이기도 한 그는 미처 눈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빠른 몸놀림으로 주인공 못지 않은 활약을 한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악당들이 우글거리는 건물을 경찰 습격대가 기습해 한 층 한 층 싸우며 적을 퇴치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총격전과 무술 대결이 펼쳐지는데 피를 튀기는 싸움이 아주 과격하다.
칼을 사용한 일부 장면은 '아저씨'의 싸움 못지 않게 잔혹하다.
그만큼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매혹적인 작품이다.
새삼 실랏을 다시 보게 만든 액션물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윤곽선의 부드러운 편이어서 예리한 맛은 떨어지지만 감독이 의도한 약간 탈색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다만 일부 모니터에서는 등고선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DTS-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저음이 묵직하고 리어 활용도가 높다.
채널 분리도가 좋아서 사방에서 작렬하는 총소리가 현장감을 고조시킨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 제작과정, 제작진 인터뷰, 음악설명, 장면해부, 클레이 애니로 만든 단편영상 등 다양한 부록들이 HD 영상으로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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