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레이디 킬러

울프팩 2004. 9. 11. 12:23

에단(Ethan)과 조엘 코엔(Joel Coen) 형제의 영화는 대부분 그렇듯, 웃음이 터지는 상황에서도 마음 놓고 웃을 수 없는 황당함과 안타까움이 있다.
'레이디 킬러'(LadyKillers, 2004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쭙잖게 모인 5명의 사나이가 뜻밖의 상황 때문에 차례로 사라지는 이야기는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죽는 게 장난이냐는 항변이 터져 나올 법도 한데, 코엔 형제의 비틀기식 이야기에 익숙해 그런 지 그러려니 하게 된다.

모처럼 유쾌하게 본 작품이다.
10월 1일 국내 출시될 DVD 타이틀을 미리 보았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아주 뛰어난 화질을 갖췄다.
황색 톤의 색감도 잘 살렸고 세부 묘사 또한 섬세하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훌륭하다.
경쾌한 가스펠은 서라운드 채널을 가득 채우며 각종 효과음과 생활 소음 또한 골고루 안배돼 있다.

음성해설은 없지만 삭제 장면, 개그릴과 함께 대니 페링톤의 악기 제작 기법을 해설한 독특한 부록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흑인 노파의 집에 사나이 5명이 모이면서 엉뚱한 사건이 벌어진다.
사기꾼으로 등장한 톰 행크스의 연기가 돋보였다.
영화는 시종일관 우습고 경쾌한 분위기로 흐른다.
고등학교 때 이런 장난을 치는 아이들을 곧잘 봤다. 피우던 담배를 불을 끄지 않은 채 입 속에 감추는 기술. 마마, 호환보다 더 무서운 주윤발, 유덕화 나오는 홍콩 영화의 영향이다.
지하실의 엉터리 밴드가 들고 있는 고악기들은 모두 대니 페링톤이 만들었다. 그는 커트 코베인의 기타를 만든 유명한 악기 제작자다.
폭탄 조작법을 설명하다가 손가락을 날려버린 폭발물 전문가처럼 영화 속 사건은 엉뚱하기 그지없다.
이 작품은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처럼 음악이 또 한 축을 이룬다. 이번에는 신나는 가스펠이다.
멀리서 보면 그림 같은 섬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쓰레기 더미.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속내를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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