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을 죽여라'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킬 빌 2'(Kill Bill vol.2, 2004년)는 전편과 달리 서부극 이미지가 강하다.
주인공과 악당들이 일본도와 중국 무술을 휘두르며 설치지만 엔리오 모리코네의 서부극 음악과 황량한 벌판이 펼쳐지는 풍경은 영락없는 마카로니 웨스턴이다.
주인공 브라이드(우마 서먼 Uma Thurman)는 자신의 결혼식을 장례식장으로 만든 빌(데이비드 캐러딘 David Carradine)과 그 일당에게 복수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노력하다.
그 노력, 즉 복수는 처절하고 결과는 허무하다.
2편은 1편의 사족 같은 느낌이 강하다.
1편만큼 쇼킹하고 치기 어린 액션도 없고, 이야기가 늘어진다.
차라리 1편의 시간을 조금 더 길게 늘리더라도 한 편으로 압축하는 게 나았을 듯.
2편으로 구성된 작품치고 설명 또한 부족하다.
빌이 브라이드의 자식을 기르게 된 이유와 충분히 그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브라이드를 죽이지 않은 점 등 여러 가지가 석연치 않다.
물론 감독은 막판 빌과 브라이드의 대화를 통해 이런 문제점을 풀려고 하지만 어설프다.
결과적으로 영화의 존재 이유는 화려한 복수의 미학, 즉 화끈한 폭력장면을 보여주자는 것.
결국 죽음의 CF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무난하다.
샤프니스를 높이다 보니 고스트 현상이 살짝 보인다.
DTS와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액션 영화답게 요란하다.
서라운드 효과도 좋고 배경음과 대사도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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