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는 역시 이베리아 항공.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제공항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지은 지 오래돼서 그렇기도 하지만 국내선이 따로 분리돼 운영되기 때문.
로마는 지난해 들렸던 밀라노, 토리노와는 또다른 분위기였다.
산업도시인 밀라노, 토리노보다 좀 더 고풍스런 느낌이 강했다.
재미있는 점은 로마도 음반점이 쇠퇴해서 예전같지 않다.
오히려 로마로 유학간 사람들도 밀라노 성당 옆 명품 골목 사이에 위치한 음반점을 찾아갈 정도로 음반은 밀라노가 더 많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이틀간 일정을 최대한 빨리 활용하는 방법은 야간과 주간 관광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
그래서 야밤에 콜로세움, 스페인광장, 통일기념관을 걸어서 돌아보고 노천카페에서 차 한잔을 하고 마무리했다.
밤에 돌아보니 사람이 없어서 좋기는 한데 너무 추웠다.
이태리가 남쪽이라서 따뜻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피곤에 절은 몸으로 잠을 청한 뒤 다음날도 역시 아침 일찍 강행군을 했다.
다행히 어제 밤처럼 춥지는 않았다.
오전 내내 바티칸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낸 뒤 오후에는 콜로세움 내부, 트레비 분수, 성베드로 성당을 들렸다.
원래 바티칸 박물관을 들리면 성베드로 성당까지 자연스레 이어지는 법인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새로 선출된 교황은 수요 미사를 꼭꼭 드리는 지라 이날은 수요 미사때문에 오전 입장이 불가능했다.
저녁 비행기라 낮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다 빈치 공항에서는 면세점에서 와인을 두 병 샀다.
현지 가이드 왈, "이태리에서는 무조건 와인을 사가는게 남는 것"이라는 말에 슈퍼 투스칸으로 불리는 '사시카이아'와 '오넬라이아'를 각각 1병씩 샀다.
각각 100유로가 넘어서 와인치고는 비싸다는 생각을 했는데, 한국와서 알아보니 1병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와인이었다.
의외로 현지에서 엄청 싸게 산 셈이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간식으로 라면을 시켜놓고 먹어보지도 못하고 내내 잠에 곯아떨어졌다.
그 바람에 비행기에서 빌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DVD도 끝까지 보지 못했다.
1주일의 유럽 출장이 고되긴 고됐나보다.
이태리 역시 소형차가 많은데, 이 차가 특히 귀엽다. 만든지 무려 50년이 넘어 단종됐지만 아직도 쌩쌩 굴러다니는 덕분에 부품이 계속 생산된단다. 배기량은 500cc. 그 바람에 우리나라에서는 도로 주행이 안돼, 2대가 수입됐으나 대학로와 부산의 카페 전시용으로 쓰인다. 자동차로 분류해야 할 지, 원동기로 분류해야 할 지 헷갈리기 때문이란다. 가격은 100만원대. 정말 끌리는 차지만, 오토가 아닌 스틱이어서 클러치 조작이 서툴면 다루기 쉽지 않을 듯.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그레고리 팩과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데이트를 한 장소로 유명한 스페인광장. 분수대 너머 가로등이 훤한 거리가 바로 온갖 명품점이 즐비한 명품가다.
밤늦은 시각 노천카페에서 핫초코를 한잔 마셨다. 맛이 어찌나 진하던지 쭉 마시기 힘들정도. 잠깐만 놔두면 푸딩처럼 변할 정도로 걸죽하다.
무단 횡단을 해서 통일기념관을 방문. 이태리 통일을 기념하는 곳이라는데 야간에 조명을 받은 건물이 웅장했다.
야간에 조명을 받은 콜로세움도 꽤나 근사했지만, 엄청 추웠던 기억이 더 강하다.
숙소인 메리어트 호텔. 방은 좁았지만 시설이 꽤나 고급스럽다. 특이하게 7층에 아침을 먹는 식당이 있다.
바티칸 시국 문 위에 놓인 조각상은 화가 미켈란젤로(왼쪽)와 라파엘이다.
과거 교황들이 외부의 눈을 피해 마상경기 등을 관전하며 즐겼다는 바티칸 정원. 여기서 내부 그림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안으로 입장한다.
조각, 그림 등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무수한 예술품들이 이 높은 천장아래 깔린 사방 복도에 놓여 있었다.
청동상은 바로 헤라클레스. 조각의 으뜸부끄러움 가리개는 모두 중세 바티칸 사람들이 덧댄 것. 그림도 마찬가지. 사진촬영이 금지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등 유명 그림도 원래는 나체화였는데 교황청 명령에 따라 미켈란젤로의 제자가 옷을 덧그리고 자세 등도 약간씩 고쳤다.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지도의 방. 교황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이태리 각 지방의 지도 그림이 사방 벽을 가득 메우고 천장에는 금분을 입힌 프레스코화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높은 천장을 가득 메운 프레스코화가 압권이다.
계단도 예술이다. 그림을 다 보고 나가는 출구쪽에 위치한 나선형 계단.
너무 맛있게 점심을 먹은 레스토랑 APVLEIVS. 주인이 한국여자다. 이태리 이민간지 30년이 넘은 분인데 현지에서 2개의 호텔, 레스토랑 등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 먹은 코스 요리는 갖가지 조각 피자와 크림스파게티, 와인, 생선요리 등으로 이어졌다. 원래 크림스파게티를 잘 못먹는데 너무 맛있어서 열심히 먹었다. 알고보니 이곳 주방장이 전세계 이탈리아 요리사 가운데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분이란다. 당연히 한끼 식사값도 비싸서 1인당 15~20만원을 호가한단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콜로세움은 변함없이 붐볐다. 특히 일본, 중국 등 아시아관광객이 많았다.
콜로세움은 외부와 함께 내부를 봐야 한다. 너무 거대한 건물은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데, 콜로세움도 마찬가지다. 오싹한 한기와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로마의 명물인 트레비 분수. 동전을 1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오고 2개 던지면 현재 사랑과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는 속설이 있단다. 100원짜리 동전을 하나 던졌다. 다시 오고싶어서가 아니라 동전이 한개였기 때문. 여기 던진 동전은 유니세프에서 걷어다가 불우아동 구제기금으로 사용한단다.
바티칸 시국의 끝자락인 산 피에트로, 즉 성 베드로 성당이다.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자리에 오벨리스크를 세우고 광장을 만든 뒤 그의 무덤 위에 성당을 건축했다.
광장 입구에 가로놓인 쇠사슬을 넘으면 로마시다.
로마는 미켈란젤로의 숨결이 가득하다. 베드로 성당 입구에 놓인 미켈란젤로의 조각 피에타.
교황이 예배를 드리는 단 아래방향에 베드로의 무덤이 놓여 있다. 4개의 검은 기둥은 이교도 정복을 위해 콜로세움에 박혀있던 청동심을 뽑아내 만든 것. 그래서 콜로세움에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됐다.
베드로 성당은 말로서 그 위용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 들어가보면 까마득한 높이에 정신이 아찔해지며 숨이 막힌다. 이 성당을 한번 보고 나면 유럽에 어지간한 성당들은 귀여워 보인다.
로마시를 도는 관광버스. 로마는 시 전체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그 바람에 도로, 건물 등을 쉽게 고치지 못해 도로가 좁고 차가 서울 못지 않게 막힌다. 거기에 오토바이도 엄청많다. 더군다나 도로는 배수가 잘되고 쉽게 닳지 않는 화산석을 블록처럼 촘촘하게 박아서 만들었기 때문에 승차감이 그다지 좋지 않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 면세점에서 사온 이태리의 명품 와인, 오넬라이아 2002와 사시카이아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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