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 5'(1990년)를 떠올리면 우선 악역으로 나온 토미 모리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록키가 키워준 공로를 모르고 배신하는 후계자로 나온 그는 실제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프로 권투 선수이며 미국을 상징하는 대배우 존 웨인의 외손자다.
1969년생인 그는 영화 출연 당시 21세의 촉망받는 헤비급 권투 선수였다.
그는 24세때인 1993년 WBO 세계 헤비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44세였던 핵주먹 조지 포먼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누르고 챔피언이 됐다.
하지만 그는 95년 레녹스 루이스에게 TKO 패를 당한 뒤 몰락하기 시작해 96년 에이즈 양성반응으로 링을 떠났다.
이후 그는 약물 남용, 불법무기 소지 등으로 14개월 옥살이를 하고 나와 재산을 탕진하는 등 탕아가 됐다.
결국 그렇게 잊혀졌던 그는 에이즈 양성반응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하며 2007년 7월 복귀전을 가져 2회 KO승을 거두며 복귀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주는 여전히 병원 진료 기록을 요구하며 그의 경기를 막고 있다.
전적 47승 41KO 3패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갖고 있는 토미 모리슨이 실제 에이즈 환자 였는지, 지금은 완쾌됐는 지 알 수 없다.
한때 종합격투기 선수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이렇다 할 소식을 들을 수 없어 안타깝다.
그래서 그런지 록키5를 보면 씁쓸하다.
토미 모리슨도 그렇고, 쫄딱 망한 영화도 그렇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4,000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록키 시리즈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
그럴 수 밖에 없던 것이, 이 작품에서 록키는 은퇴한다.
현역으로 뛰기엔 실제 스탤론의 나이가 너무 많아 은퇴하는게 자연스럽지만,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그의 은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그는 링 위에 있을 때 빛이 난다.
글러브를 벗고 링 에서 내려와 체육관을 운영하며 후계자를 기르는 한 물간 퇴역선수의 모습은 아무리 포장해도 과거 영웅의 이미지는 아니다.
마지막 안간힘처럼 록키는 결국 길거리 막싸움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한다.
배은망덕한 제자 토미 건(토미 모리슨)을 길거리에서 흠씬 두들겨 패 길거리 영웅이 된다.
겉으로는 제자를 키우느라 아들과 소원해진 아버지가 다시 아들을 품에 안는 부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결코 챔피언 벨트를 놓고 싶지 않은 영웅의 간절함과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
그만큼 안스럽고 씁쓸한 작품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고 한글 자막이 들어간 홍콩판으로 나와 있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전체적으로 뿌연 편이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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