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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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DE (블루레이)

울프팩 2011. 12. 23. 10:47

'인어 공주'와 더불어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1991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제 2 전성기를 연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디즈니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이후 자체 제작한 애니들을 비롯해 픽사와 손잡고 내놓은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까지 줄줄이 히트하며 디즈니의 제 2 전성기를 만들어줬다.

'미녀와 야수'는 처음으로 디즈니의 전통적인 손그림과 컴퓨터그래픽의 접목을 시도한 작품으로, 이후 여러 작품에서 대규모 몹씬 및 색다른 앵글 전환 등에 CG가 사용되며 점차 CG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증가했다.
내용은 마법에 걸린 야수가 다시 인간이 되기 위해 여인의 사랑을 구하는 이야기다.

외모나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사랑의 승리를 강조한 메시지가 영화 전편에 흐르는 작품으로, 1945년 장 콕토가 만든 우울한 프랑스 영화와 달리 디즈니 특유의 해피엔딩과 예쁜 그림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은 바로 아름다운 음악이다.

앨런 맨켄이 만든 음악은 제 49회 골든글로브와 제 64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모두 휩쓸 만큼 인정을 받았다.
특히 피보 브라이슨과 셀렌 디온이 부른 주제가는 여러 가수들이 따로 부를 만큼 인기를 끌었고, 더불어 당시 정상급은 아니었던 셀렌 디온을 일약 톱스타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만큼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영상, 동화같은 이야기가 제대로 조합을 이룬 뛰어난 작품이다.
덕분에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다이아몬드 에디션으로 본편과 부록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돼 있다.
화질은 색감이 최신작처럼 화사하고 깔끔해 20년 전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

DTS-HD 7.1 채널의 음향 또한 청취 공간을 편안하게 감싸며 넓게 펼쳐진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게임, 삭제장면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는데, 게임의 경우 일부 플레이어에서 실행이 안돼 국내 수입처인 KD미디어에 별도 요청하면 교환해 준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 동화를 읽으며 꿈을 키웠던 월트 디즈니는 유달리 동화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그래서 동화를 기반으로 한 숱한 작품들이 애니로 제작됐다.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연상케 하는 장면. 이 작품은 뮤지컬처럼 노래를 삽입해 캐릭터가 표현하기 힘들거나 내레이션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전달한다.
제작진은 유화같은 배경 표현을 위해 르네상스 시대 고전 명화들을 참고했다.
이 작품의 성공 이면에는 작곡가 앨런 맨켄과 콤비를 이뤄 활동한 걸출한 작사가 하워드 애쉬먼이 있다. 그는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디즈니의 히트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노래들의 작사를 맡았으며, 이 작품과 '알라딘' 작업 도중 에이즈에 걸려 40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결국 이 작품의 개봉을 보지 못했다.
야수는 늑대, 개, 하이에나 등 각종 동물의 움직임과 특징들을 참고해 만들었다.
이 작품은 뮤지컬로도 제작돼 공연됐다. 당시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셀렌 디온은 피보 브라이슨과 함께 주제가를 불러 유명해졌다.
월트디즈니는 생전에 2번이나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을 시도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다.
디즈니 애니의 특징은 거대한 와이드스크린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공간감이다. 옆으로 넓게 퍼지는 확장감과 더불어 깊이감이 더해져 3차원 같은 느낌을 준다.
초반 스테인드 글라스를 연상케하는 인트로가 인상적이다. 이 작품은 600여명이 3년 반 동안 만들었다.
보몽의 동화를 토대로 한 '미녀와 야수'는 장 콕토가 각색 및 감독을 해서 1945년 흑백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다.
이 작품은 무도회 장면 등 일부에 컴퓨터그래픽 시스템을 도입했다.
부록에 실린 원화가 인터뷰를 보면 야수가 인간으로 변신하는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로댕의 '칼레의 시민' 청동조각상과 미켈란젤로가 만든 대리석조각인 '노예상' 등을 참조했다.
'백설공주' 이후 디즈니의 작품들은 여러 겹의 레이어를 통해 근경과 원경을 표현하며 자연스럽게 그림에 깊이를 주어 공간감을 형성했다. 디즈니는 '라이온킹'을 3D로 만들어 재미를 보자 이 작품도 3D로 제작해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